내달 WGBI 편입 가능할까…국채시장 연 70조원 유입 기대

관찰대상국 2년째…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 발표
올해 외환시장 연장 거래 등 시장 접근성 개선 이뤄
글로벌 투자자 체감도 관건…불발 시 내년 3월 밀려
  • 등록 2024-08-11 오후 2:08:34

    수정 2024-08-11 오후 7:31:06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우리나라가 다음 달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편입에 성공하면 70조원 이상의 채권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원화 강세, 금리 하락 등 한국경제 전반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내달 중으로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국채지수 지위를 공개할 예정이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량과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을 따져 통상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한다.

앞서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한국은 최종 편입까지 일반적으로 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오는 9월을 두고 긍정적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외국계 자금이 국채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가운데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

외환시장 선진화 작업을 통해 WGBI 편입 요건으로 요구되는 시장 접근성 개선을 이뤘다는 점도 낙관적으로 평가된다. 지난달부터 외환시장 거래 마감을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연장했고 올해 1월부터는 외국금융기관(RFI)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했다. 이밖에도 △외국인 국채·통안채 투자 이자·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시행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 폐지 △국제예탁결제기구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이 시행됐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이머징 마켓 아시아 환율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면 9월 WGBI에 편입될 길이 열릴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설명회(IR)을 통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왔다. 현재까지 기획재정부가 접촉한 투자자들은 약 100곳에 달하고, 특히 지수 추종자금의 30%를 차지하는 일본계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데 중점을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현지 주요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면담하고 자산운용사·신탁은행을 상대로 IR을 열기도 했다.

다만 이런 변화를 글로벌 투자자가 실감해야 실제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단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FTSE 러셀이 주요 투자자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시점이 7~8월 정도라 우리 정부가 하반기부터 시행한 주요 제도 개선 사항들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체감도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달에도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내년 3월 다시 편입을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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