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기 시들…'갑질 근절' 기초단체 단 3곳뿐

공공기관 '갑질 근절' 종합대책 시행 5년
직장갑질119, 기초자치단체 226곳 분석
괴롭힘 방지 조례 37% 불과…63% 미제정
  • 등록 2023-07-02 오후 3:03:27

    수정 2023-07-02 오후 7:41:0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정부 방침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례를 가이드라인에 맞게 제정한 기초지방자치단체(기초단체)는 226곳 중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전국 기초단체 갑질 조례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초단체 226곳 중 143곳(63.3%)은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방지 조례를 아예 제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초단체 83곳(36.7%)에서는 조례를 만들었지만, 신고·상담기관 조항이 미흡하거나 없는 45곳(54.2%), 허위신고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는 등 이른바 독소조항을 조례에 담은 43곳(51.8%)으로 집계됐다.

조례를 만든 기초단체 83곳 가운데 시·군, 소속기관, 투자·출연·출자기관에 근무하는 모든 인력에 조례가 적용되는 곳은 25곳(30.1%)이었다. 27곳은 소속 공무원에게만 조례가 적용됐고 2곳은 적용 범위를 명시하지 않았다. 직장갑질119는 “이렇게 협소하게 적용 범위를 적용하면 공무원이 공무직 노동자나 위탁기관 노동자에게 괴롭힘을 하면 피해자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허위 신고자 처벌’ 조항을 둔 기초단체도 43곳에 달했다. 직장갑질119는 “폐쇄적인 공직사회 특성상 허위신고 처벌 조항이 있으면 실제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도 신고할 용기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종합대책과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실태조사 △예방교육 △전담직원이 모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방지 조례를 제정한 기초단체는 경기 광주시, 전남 신안군, 전남 여수시 단 3곳이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갑질 방지를 위한 실태조사와 예방 교육, 전담 직원 배치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공무원에게 적용되지 않아서다. 공무원은 직장갑질과 관련, 국가공무원법·공무원 행동강령·공무원고충처리규정·공무원 징계령 등이 적용되지만, 피해자 보호·예방조치 등에 대한 내용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공공기관 내에서 직장갑질은 여전한 상황이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3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앙·공공기관에서 근무한다고 응답한 124명 중 28명(22.6%)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괴롭힘을 경험한 10명 중 7명(67.9%)은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응답했다. 직장갑질119는 “공공분야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 체계가 충분히 작동되지 않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임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종합대책이 시행된 지도 벌써 5년이지만 아직도 공공부문 갑질에 대한 예방,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직문화에 회의를 느껴 퇴사하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공공부문 노동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뒷북 행정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종합대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조보아, 섹시美 대폭발
  • 한복 입은 울버린
  • 관능적 홀아웃
  • 시청역 역주행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