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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뒤 ‘수개월 안에’ 미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국가에서 정상회담을 열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하는 도중에 회담 제안이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 1월 첫 통화 이후 3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인 돈바스에 러시아가 대규모 군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진행됐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다시 이들을 부추겨 무력충돌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관련 사태 논의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 및 우크라이나 관료들을 만나려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상황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지난해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선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바 있다. 다만 이날 통화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법도 모색하고 있다는 평이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미국 측의 요청으로 푸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두 정상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2~23일 화상으로 열리는 기후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정상급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회담 제안을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이번 통화에서 양국 관계 현 상황과 일부 국제 현안이 깊이 있게 논의됐다고 언급했는데,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 메세지를 명확하게 밝힌 것과 비교하면 유화된 표현이다. 이에 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시아가 대면 회담 제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는 핀란드가 거론되고 있다. AP통신은 크렘린궁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 직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핀란드는 과거 수차례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진행됐던 곳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