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녹이는데 또 성공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1.4% 넘게 올랐음에도 3대 뉴욕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재개되며 달러인덱스는 소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110원을 하회, 4거래일 만에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A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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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뉴욕증시 마감께 1107.5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12.20원)보다 4.75원 가량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사흘 만에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5% 오른 3만1961.8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3% 상승한 3925.4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9% 오른 1만3597.97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장중과 종가 기준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3대 지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 초반 1.435%까지 치솟자 인플레이션 공포에 모두 폭락 조짐을 보였으나 오전 10시께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파월 의장이 출석, ‘비둘기(성장과 고용을 더 많이 걱정하는 사람)’ 발언을 쏟아내자 반등세로 전환했다. 파월 의장은 전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했을 때와 비슷한 발언을 쏟아냈지만 시장은 환호했다. 파월 의장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 억제 압력이 작용하는 가운데 (목표치인) 2% 인플레이션에 이르기 위해 고군분투자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3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10년물 국채 금리도 1.37% 수준으로 내려왔다. 달러인덱스는 90.07로 소폭 하락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뉴질랜드 달러 급등이 달러 약세를 재개했다”며 “뉴질랜드 달러는 뉴욕장 마감 후 뉴질랜드 정부가 중앙은행에 통화정책 검토 대상에 주택시장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급등하며 달러 약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원·달러 환율은 나흘 만에 하락을 시도할 전망이다. 1110원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뉴욕증시 반등을 이어받아 상승할지 주목된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1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하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일 6거래일 만에 63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이날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진다면 환율은 월말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더해 하락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원 연구원은 “중공업 수주를 비롯한 월말 네고, 뉴질랜드 달러 급등을 트리거로 한 달러 약세,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역외 숏플레이는 장중 하락 압력을 키울 것”이라면서도 “월말임에도 네고와 팽팽한 수급 균형을 이루는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달러 매수), 외국인의 역송금 경계 등은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