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광천서 만난 젓갈
광천 서해수산 신승진 이사는 "광천 젓갈의 힘은 상인들의 자부심에서 나온다. 목포 새우젓 경매시장에서 좋은 새우 차지하려고 눈에 불을 켠 사람 열에 아홉은 광천 상인"이라고 했다. 광천 젓갈은 토굴에서 숙성시켜 은근하고 우아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토굴 안은 젓갈이 익기 좋은 섭씨 15~17도를 일년 내내 유지한다.
마을 가운데 독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독바위마을(옹암리)' 혹은 '독배마을'이 토굴 젓갈의 중심지다. 처음엔 폐광을 썼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젓갈 전용'으로 직접 판 굴도 늘어 이 마을 토굴은 지금 43개에 달한다. 광천역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인 독배마을엔 토굴 젓갈을 파는 매장이 40여 개 있고 광천역 바로 앞 광천시장 가게들도 토굴 젓갈을 갖다 판다.
대세는 역시 새우젓이다. 가장 비싸게 쳐주는 육젓은 음력으로 6월에 잡은 젓새우를 염장해 만든다. 새우 살이 터질 듯 통통하게 차오르고 껍질은 얇아지는 시기다. 육젓 중 큰 새우는 몸 길이가 3㎝ 정도. 그보다는 조금 싸지만 역시 상품(上品)으로 쳐주는 오젓은 살이 꽉 차기 전인 음력 5월에 잡는다. 눈으로 식별하긴 쉽지 않고 으깨거나 씹어 보면 육젓은 녹는 느낌이, 오젓은 '아삭'하고 바스라지는 느낌이 난다. 봄·가을에 잡는 봄젓·추젓은 훨씬 잘고 가격도 싸다.
새우젓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멸치젓은 김치 맛을 깊게 한다. 여수에서 많이 담가 먹는 갓김치엔 갓의 쓴맛을 죽여주는 갈치속젓이 쓰인다. 새끼 조기를 삭혀 만드는 황석어젓(충남선 '황새기젓'이라 부른다)은 생선 모양이 적나라해 손질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도 많지만 파김치나 총각김치에 넣으면 '칼큼한(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광천 사람들은 황석어젓을 저며 밥 한 숟가락, 다진 풋고추, 마늘 한 점과 함께 배추에 싸서 뚝딱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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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사려면|서해수산서 나는 젓갈은 홍성군 토굴 새우젓 특화시장 내 서해수산식품(041-641-9981·충남 홍성군 은하면 장척리 157)에서 판다. 광천역 바로 앞 광천시장(한양 토굴 새우젓 041-641-5777·www.htogul.com·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230)과 옹암리 독배마을(광천 고향토굴 새우젓 041-642-3392· www.gtogul.com·충남 홍성군 광천읍 옹암리 419-1)에 수십 개의 젓갈 매장이 모여 있다. 독배마을은 물론 광천시장에서 파는 젓갈도 대부분 토굴 젓갈이다. 육젓 1㎏ 약 3만원~3만5000원, 오젓 1만5000원~2만원, 추젓 7000원~1만원. 위 매장들 모두 전화·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택배로 보내준다. 젓갈 장을 보러 갈 때 도시락에 밥 한 그릇 싸가면 시식하느라 아린 혀를 달랠 수 있다.
● 먹을거리|21번 국도변, 홍성군 토굴 새우젓 특화시장 맞은편 석이네 식당에서 젓갈 정식(1인분 7000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을 시키면 갈치속젓·낙지젓·조개젓·어리굴젓·아가미젓·꼴뚜기젓 등 젓갈 약 9가지와 된장찌개, 제육볶음 등 반찬이 푸짐하게 나온다. (041)642-3224, 충남 홍성군 은하면 장척리 154-28
● 볼거리|오서산 정상 주변 약 2㎞의 주능선에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 산행에 제격이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서해 바다가 내다 보인다. 광천읍 담삼리 상담마을에서 시작해 정암사를 거쳐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데는 3시간 정도 걸린다. 오서산 관리소 (041)930-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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