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원가공개와 후분양제는 중장기 대책이어서 당장의 규제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9월부터 시작된 집값·전셋값 상승세가 10월 이후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집값 불안심리 확산 = 강북발 집값 상승세가 강남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남지역의 경우 최근들어 거래량이 늘면서 중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
강남 대치동 쌍용1차 31평형의 경우 9억원짜리 급매물이 모두 소화되면서 9억2000만-9억3000만원선으로 하한가가 올랐으며, 인근 은마·미도·우성아파트 등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북의 집값 상승세가 강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종전보다 1000만-2000만원을 더 주더라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남아 있는 대책은 = 8·31대책 가운데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50% 중과(내년 1월1일 시행)와 종부세(12월)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지만 집값 안정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2주택자는 내년부터 양도세율이 50%로 오르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없어지기 때문에 세부담이 2배 이상 늘어난다. 정부는 당초 이 조치로 2주택자들이 시세보다 싼 값에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월셋값이 오르면서 전세나 월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버티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종부세도 이미 부과금액이 알려진 상태여서 가격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이후 전망 = 집값 하락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어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3.30대책 이후 관망했던 매수자들이 9월들어 집값이 오르면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아파트가 예전만큼의 시세차익을 보장해 주지는 못하지만 대체투자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매수세 유입으로 인한 집값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2일 발표할 판교신도시 낙첨자들의 움직임도 집값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판교 낙첨자 중 실수요자들은 블루칩 지역의 기존 주택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이 매매 시장에 가세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일시적 국지적으로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규제 의지가 강한 데다 시세차익이 예년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