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낙지발은 안된다"-진념 부총리 일문일답

  • 등록 2001-05-11 오전 10:43:54

    수정 2001-05-11 오전 10:43:54

[edaily=호놀룰루, 조용만기자] ADB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호놀룰루에 머물고 있는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이하 미국 현지시간)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보유 은행지분의 매각, 재계의 출자총액한도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호놀룰루 현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간 진 부총리 일문일답. - 추가합병 얘기가 나오는데 금융구조조정은 어떻게 봐야 하나. ▲오늘의 우량은행이 계속 우량은행으로 남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외국계 은행과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은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 - 추가 은행합병이 필요하다는 얘기인가. ▲정부는 금융기관들이 합병을 추진할 때 업무영역 확대 등 당근정책을 쓸 것이다. 반대로 경쟁력 없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시장을 통한 P&A 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멕시코 등 외환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은 외환위기 다음에 금융위기가 왔다. 금융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규모 확대는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안된다. 우량은행에 대해 정부가 밀어부치기식 합병을 강요하지 않는다. 규모확대와 함께 경쟁력도 중요하다. - 정부가 보유한 금융기관 지분 매각은. ▲IMF와는 내년 하반기에 공적자금 투입된 금융기관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나 가능한 한 그 이전에 매각할 계획이다. 정부가 갖고 있는 주식을 팔아 공적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서울은행은 6월말까지 대한생명은 10월까지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 지분 매각방법은 ▲지분을 파는 방법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좋으면 시장에서 매각할 수 있고,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할 수도 있고, 몇 개은행 주식을 묶어서 파는 오페라 본드를 발행할 수도 있다. 오페라본드는 이탈리아에서 나온 말인데 몇개 은행의 지분을 묶어서 본드를 발행한 뒤 나중에 주식을 선택적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 국민,주택은행 지분 매각은 언제 하나 ▲국민, 주택은행은 합병과정에 있고 국민은 10월 뉴욕증시 상장이 예정되어 있다. 국민은행이 상장되고 난뒤 매각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상장되면 가치가 높아지는데 지금부터 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냐. - 국민,주택은행의 합병행장 선임기준은 ▲합추위에서 결정할 문제다. 정부는 보유지분만큼 적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합추위가 수익성 및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합한 CEO를 선정할 것으로 기대한다 - 재계가 출자총액한도 규제를 철폐해달라며 압력을 넣고 있는데. ▲출자총액한도를 가지고 말들이 많은데 낙지발은 안된다.낙지발이라고 말한 것은 4대 재벌이 문어발식 확장을 한다고 하니 30대 이하 나머지 재벌들의 경우 예를 들어 말한 것이다. 재계는 4대 재벌과 나머지 30대 이하 재벌과는 자산규모 등이 현격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4대까지만 규제를 하고 나머지는 풀자고 하는데 핵심역량에 집중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출자총액한도를 완화해줬더니 그 틈을 이용해 30대 재벌들도 낙지발식으로 계열사를 늘렸다. 이는 신뢰의 문제가. 그런식으로 하면 규제를 풀기 어렵다. 재계 요구중에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고 협의를 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오는 16일에 재계와 만나는데 요구가 있으면 정정당당히 요청하면 되는 거 아니냐. - 국내 경제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데 미국경제가 어떨 것으로 보는가 ▲어제 오닐 미 재무장관과 만나 얘기를 했는데 경기가 나아지는 부분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좋지 않게 갈 것이라는 싸인이 혼재돼 있다고 하더라. 전반적으로 리세션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미국의 생산성이 나아지고 있고, 둘째 경기침체 방지를 위해 미국이 재정이나 금리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할 룸이 아직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과 4분기부터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 일본 경제는 어떻게 보나 ▲일본도 도이즈미 내각이 여론의 지지를 받아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과 과거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는데 는 한계가 있다는 두가지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어떻게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 미국경기가 경착륙하게 되면 금리를 통해 국내경기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은가. ▲금리가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은 아니다.통화공급이나 세제, 재정지출 등 여러수단이 있다. - 올해 국내경기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올해 경제성장율은 5~6%로 본다. 상반기에 4~5%, 하반기에 5~6%해서 평균적으로 연간으론는 5~6%로 보는 것이다. 미국경제가 경착륙하면 4%이하로 갈 수도 있고 이 경우에는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쓸 수도 있다. 방법은 금리를 포함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달 하순이면 1분기 GDP가 나올 것이다.현재까지 추정은 1분기 GDP가 3~4%대고 경우에 따라 4%선으로 갈수도 있다. 6월에 가서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해 그림을 그려보고 정책변화가 필요한지, 기존의 구조조정 정책을 유지하면서 갈지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 북한의 ADB가입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ADB총재 얘기는 미국 일본 등 대주주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ADB회원국 59개국중 40개국은 북한가입에 대해 찬성의사를 밝혔지만 미국과 일본은 지지의사를 안밝혔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국제기구 가입으로 변화를 해야 한다는 기본방향에는 변화가 없다. 시간이 문제인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북한이 변화하려는 태돌르 보여주는데 있다. 박수도 두손이 부딪혀야 소리가 나는 것 아니냐. (윤증현 ADB이사 보충설명) 미국과 일본은 ADB지분기준으로 13%씩을 보유하고 잇다. 신규가입 문제는 회원국 기준으로 3분의 2이상, 지분기준으로는 75%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IMF나 월드뱅크, ADB 등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으려면 경제관계자료 공개 등 엄격한 전제조건이 따른다. 이를 맞추려면 북한의 경제운용시스템과 관련해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아직 북한의 여건이 성숙돼 있지 못하다. 미국은 북한의 ADB가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입장을 유보하고 있고 일본도 북한의 변화 등을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두 국가 모두 정권이 바뀌어 과거 정권의 대북정책을 리뷰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ADB총회에 북한은 옵저버로 참여하겠다는 요청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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