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실체스터, LG 지분 1% 추가 취득..2대주주 코앞[김성진의 인더백]

지난달 31일 1.005% 추가 취득
지분율 5.02%→6.025%로 확대
2대주주 국민연금과 0.8% 차이
“투자목적 코멘트 할 수 없어”
  • 등록 2023-09-03 오후 3:37:26

    수정 2023-09-03 오후 4:37:49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즈(이하 실체스터)가 LG그룹 지주사 ㈜LG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지배력 확대에 나섰다. 지난 4월 소수 지분 취득으로 3대 주주 신분을 드러낸 데 이은 추가 투자다. 실체스터는 투자목적에 대해 ‘배당 증액 요청 등’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향후 LG그룹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체스터는 지난달 31일 ㈜LG의 지분 1.005%(158만859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를 통해 5.02%였던 지분율은 6.025%로 확대됐다. LG그룹을 이끄는 구광모 회장(15.95%)과 국민연금공단(6.83%)에 이은 3대주주인 실체스터는 이번 지분 확대를 통해 국민연금과 지분율 차이를 0.8% 수준으로 좁혔다. 실체스터가 추가 투자를 실시할 경우 ㈜LG 2대주주에 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실체스터는 이번 지분 확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가 어떤 목적에서 이뤄졌는지, LG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 있는 투자인지 묻는 이메일에 “현재 LG 투자에 대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어떠한 코멘트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실체스터가 지난 4월 ㈜LG의 지분율을 기존 4.99%에서 5.02%로 확대했을 당시 그 이유와 목적에 대해 문의했을 때 내놨던 답변을 그대로 반복했다.

업계에서는 실체스터의 ㈜LG 지분 투자를 ‘단순투자’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LG의 가치가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4월 실체스터는 ㈜LG 지분을 소수 투자했을 당시 공시를 통해 “배당의 증액을 요청하는 것을 포함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피투자사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는 관여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의결권 등 주주권리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실체스터는 그동안 국내 몇몇 기업에 투자했지만 행동주의 펀드라고 할 만한 행동을 보이진 않고 있다. 2011년 KT 지분 투자를 실시한 뒤 10년 넘게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특별한 요구를 하거나 거센 목소리를 낸 적은 없었다.

다만 실체스터가 ㈜LG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LG그룹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관건이다. ㈜LG의 주가는 지난 1일 8만29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LG 주가는 7만~9만원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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