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딱지 장세`에 풀 죽은 암호화폐…비트코인 750만원 횡보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비트코인 가격 약보합권 등락
이더리움 26만원 안팎…리플·라이트코인·트론 등 하락세
펀드스트랫 "인내심 갖고 관망할 때…매수시점 기다려라"
타이완, 암호화폐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법 적용 추진
  • 등록 2018-10-10 오전 8:21:38

    수정 2018-10-10 오전 8:21:38

최근 한달간 달러 기준 비트코인 가격과 거래대금 추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조정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주도적인 매매주체가 보이지 않고 있고 거래대금과 변동성이 죽으면서 시장 에너지도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매수시점을 좀더 기다려야할 관망 타이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0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7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3% 가량 하락한 752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0.3% 하락하며 6630달러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지난 7월25일 고점과 9월5일 고점을 연결한 하락 추세선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고 이제는 근 한 달간 버텨 온 강력한 저항선인 6600달러 안착 여부를 테스트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강세로의 추세 전환은 논하긴 이른 시점이다. 여전히 총 거래대금이 15% 늘어나는데 그칠 정도로 시장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다. 최근 24시간내 거래대금도 40억달러를 밑돌고 있어 여전히 연중 최저 수준 근처다. 하단으로는 6380선을 지켜내야만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양상은 여타 알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이더리움은 소폭 하락하며 26만원과 25만원을 넘나들고 있고 강보합인 이오스를 제외하고는 리플과 라이트코인, 트론 등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전문가들도 좀더 관망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월가 최초의 암호화폐 전문 리서치업체인 펀드스트랫 글로벌어드바이저의 롭 슬러이머 기술적분석 전략가는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좀더 관망하면서 다음 매수 타이밍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거래대금 증가와 변동성 확대를 수반한 추세 반전까지 매수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은 6400~6800달러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 나오는 뉴스는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이날 타이완 내 진보성향으로 소위 ‘암호화폐 의원’으로 불리는 제이슨 쑤 의원이 자국내 자금세탁통제법(MLCA)을 수정,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자금세탁방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에 이를 적용하기 위해 자율규제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타이완 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로 ‘비트코인 예수’로 불리다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BCH) 옹호론자로 돌아서며 ‘비트코인 유다’로 불리고 있는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대표가 BCH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자체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로저 버는 이날 “만약 회사가 자체 거래소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소를 설립할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언제든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닷컴은 이같은 거래소 설립을 통해 BCH 사용을 활성화하고자 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BCH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거래소를 적극 이용할지 미지수다. 현재 대형 거래소 가운데서는 코인엑스 정도만 BCH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비트코인캐시는 515달러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90억달러 정도다.

아울러 실제 거래소 설립까지도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는 “아직까지는 초기 검토단계에 있다”며 “아예 새로운 거래소를 설립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거래 플랫폼을 인수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로저 버는 “어느 쪽이 되든지 새로 출범하는 거래소는 비트코인닷컴 내에 세워질 것”이라며 이 경우 비트코인닷컴은 기존 채굴사업과 암호화폐 월렛에 이어 거래소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

반면 올 상반기 중에만 비트코인(BTC) 채굴자들이 벌어들인 매출이 이미 작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지만 높아진 전기요금으로 인해 일부 대규모 채굴사업자를 제외하고는 수익이 거의 사라져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지인 다이어(Diar)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올들어 3분기까지(1~9월) 누적으로 총 47억달러에 이르는 비트코인 채굴 보상과 수수료를 벌어들여 지난해 연간 14억달러를 3배 이상 웃돌았다. 채굴자들은 월간으로 5만4000BTC를 벌고 있다.

그러나 각국에서의 전기요금 상승으로 인해 일부 대규모 채굴사업자가 아닌 이상 개인용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채굴자들의 수익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다이어측의 추산에 따르면 올 1월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 가운데 86%에 이르렀던 수익이 5월에 54%까지 줄어들었고 6월에는 33%를 기록하며 50%를 밑돌았다. 그리고 9월 들어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수익성이 0%에 이르렀다.

다이어는 “지금 현재로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비트코인 채굴은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대형 사업자들에게로 집중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세계 1위인 중국 채굴 공룡인 비트메인(Bitmain)과 같은 대형 사업자 역시 사업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트메인의 경우 올해 매출의 95%를 채굴분야에서 벌어 들이며 시장내 수급을 조절하는 생산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처럼 채굴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다른 사업분야로 매출을 다변화해야할 상황이다. 실제 비트메인은 지난 8월에 미국 텍사스에 블록체인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채굴사업장을 개설하기 위해 5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는 내년초 완공될 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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