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송파구청에서 만난 박춘희(63) 송파구청장은 서울시의 재건축 아파트 층수제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시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시장이 바뀔 경우 재건축 아파트 제한 기준이 또 바뀔 수 있어 혼란만 거듭할 수 있다”며 “주변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아파트 층수제한 논란은 지난 1일 잠실 5단지의 최고 50층 재건축 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 판정을 받으면서 촉발됐다. 시는 잠실 5단지가 문화·업무·전시 등 도심 기능에 해당하는 용도를 도입하면 주민 제안대로 준주거지역으로 바꿔 초고층 재건축을 조건부로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민선 6기 마지막해…여성·아동·청소년 친화도시 조성 주력”
박 구청장은 “내년에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가 민선 6기의 마지막해”라며 “2012년 송파구가 관광특구로 지정됐지만 면세점 등이 위치한 잠실 인근에만 주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풍납토성, 올림픽공원 일대 등 송파의 자랑거리를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어 송파구 전역을 관광의 명소로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광 송파 구축 외에도 △미래지향적 도시 건설 △안전 송파 구현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송파 등을 올해 역점 추진 사업으로 꼽았다.
여성친화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고학력 경력단절여성의 지역맞춤형 일자리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여성친화적 관광도시 조성 등 46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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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임기 중 치적으로 ‘책 읽는 송파’를 꼽았다. 박 구청장은 “책을 읽으면 지식을 넘어 지혜가 생기게 된다”며 “스마트폰과 PC 등 IT(정보기술) 기기을 통한 단편적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책을 통해 지혜와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2년 127만여명이 이용하던 공공도서관은 4년만인 지난해 약 2배 늘어난 242만명으로 이용객이 늘었다. 같은 기간 공공도서관 수도 8개에서 10개로, 보유장서도 25만여권에서 33만여권까지 각각 증가했다. 작은 도서관도 민선 5기 시절 66개에서 지난해 말 70개로 늘렸다. 올해 말까지 2개를 추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파는 단순히 공공도서관과 보유장서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테마별 무인책장 등을 설치해 구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 인근에 있는 무인책장에는 세계 각 공원들을 소개하는 책들을 비치해 공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식이다.
책 읽는 송파 구현의 방점은 전국 최초의 책 전문 공립박물관인 ‘책 박물관’이다.
가락동 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과정에서기부채납 받은 부지에 지어질 박물관은 연면적 7500㎡(약 2268평)에 지하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은 박물관과 도서관 기능을 복합해 주민들이 책의 가치를 체험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재개발·교통혼잡 해소에 남은 임기 주력
박 구청장은 교통문제 미해결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탄천변 동측 확장공사는 제2롯데월드와 함께 마무리가 됐어야 하지만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교통혼잡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주민들과 일부 갈등을 겪고 있는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도 박 구청장이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2·3단계 기본계획을 일부 변경하면서 공사기간이 2018년에서 2025년으로 연장되고 대규모 옥상공원도 연속성 없는 녹지조성계획으로 변경됐다. 박 구청장은 “주민의견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농수산식품공사와 지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춘희 구청장
△1954년생 △경남여고 △부산대 △건국대 행정학 박사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바른선거시민모임 법률자문위원 △한나라당 클린공천감시단 위원 △민선 5·6기 송파구청장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 △세계보건기구 건강도시어워즈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