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균·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9일 ‘현대그룹 현황과 주요 모니터링 요소’ 보고서에서 “금융부문을 제외하면 현대그룹은 운송서비스업에 특화돼있다”며 “특히 현대상선이 그룹 내에서 전체 매출액 80%,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신용위험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상선은 재무적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단기성 차입금만 1조7600억원에 달한다. 선대 관련 투자 5150억원, 장기용선료 2조5000억원 등을 고려하면 그룹 전체 차입금의 85%를 부담하는 셈이다.
김봉균 연구원은 “해운시황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지금 수익과 현금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차입금을 상환하기는 어렵다”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대그룹이 경영권을 안정화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파생상품계약에서 현대상선 주가에 따라 지분법 손익 등으로 다른 주요 계열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6월 말 기준, 기초자산인 현대상선 등의 주가가 내리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계상된 파생상품평가손실은 3500억원에 이른다.
그는 이어 “현대로지스틱스가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주요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거나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등 대규모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또한 신용도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치이고 쫓기고..韓 해운업 '위태위태'
☞[창조DNA]현대상선, 속도 대신 연비로 승부
☞[특징주]현대상선, 3분기 실적 부진에 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