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11일 08시 3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문제는 매수 속도와 강도다. RBC 시행이 보험사의 장기채 매수세에 얼마만큼 변수가 되느냐는 얘기다. 보험업계는 이미 유예기간 동안 자산·부채 듀레이션 차이를 상당수준 줄여왔기 때문에 과거보다 매수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생보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RBC 도입에 따른 영향은 회사별로 다르다”며 “RBC 비율이 낮은 일부 회사의 경우 여전히 채권을 급하게 사야겠지만 대부분은 듀레이션 격차를 줄여왔기 때문에 작년만큼 장기채 매수를 크게 늘리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BC 내용도 도입 당시보다 대형 보험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됐다. 종전에는 보험상품의 판매 시점을 고려하지 않고 금리확정형·연동형으로만 구분해 리스트를 산출했지만, 이젠 상품 잔존만기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즉 예전에 팔아뒀던 긴 만기의 보험상품에 대해 쌓아야 할 자산이 종전보다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기준금리 정상화로 채권금리의 대세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역마진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B생보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그동안 금리를 따라가면서 샀다면 이제는 관망하면서 원하는 레벨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보다 여유를 확보했다곤 해도 보험사들이 올해 채권 매수에 있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외국인의 움직임이다.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채권 과세, 은행세 등 외부 유동성 유입속도를 늦추기 위한 각종 장치가 도입되긴 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작년처럼 단기채에서 장기채로의 이동이 지속될 경우 보험사의 매수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B생보사의 채권운용역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채권금리의 상승에 따른 금리차 축소, 각종 규제로 인해 한국 채권의 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치 `용병`처럼 움직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이 신경쓰인다”며 “1월 초에도 외국인은 선물을 팔았지만 현물은 사들였다”고 우려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사가 손실에 의외로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작년과 같은 외국인 매수가 또 나온다면 당장 손해를 봐도 먼저 사두려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