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2001년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아로요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결과 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가족의 뇌물수수 의혹도 속속 밝혀지면서 사퇴 압력이 거세다. 이미 필리핀 하원 소위원회는 대통령 탄핵안의 상원 상정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아로요 대통령이 가장 먼저 선택한 방법은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남편의 출국이다. 주요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빅 마이크(big mike)`란 애칭으로 더 유명한 아로요 대통령의 남편 호세 미구엘 아로요가 필리핀을 떠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호세 미구엘 아로요는 아들 후안과 함께 불법 복권게임 운영자들로부터 수십만 페소를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들 후안은 아버지보다 먼저 국회의원 직을 사임한 채 해외로 떠났다.
아로요 대통령은 "남편이 자발적으로 해외로 나가기로 했다"고만 말했다. 남편의 행선지나 해외 체류기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와 함께 레안드로 멘도자 교통장관, 아서 얍 농업장관 등 4명의 심복들을 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부진, 하층민의 불만 고조 등으로 아로요에 대한 사임 압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대통령 탄핵안이 상원까지 갈 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집권 여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고 군부가 여전히 아로요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