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내 집 마련의 꿈을 현실로….’
올 3월이면 내 집 장만에 대한 꿈을 앞당겨줄 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이 등장한다.
집값의 30%만 손에 쥐면 나머지는 집을 담보로 10~20년간 나눠 갚을 수 있는 게 모기지론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장기주택대출 상품이다. 3년 만기가 고작인 현행 주택대출 상품에 비해 장기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가라앉은 올해를 내 집 마련의 적기(適期)라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 잡지의 설문조사 결과 65.9%가 ‘모기지론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 부담과 소득 수준을 고려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억원 한도로 집값의 70%까지 대출=모기지론은 3월 중에 선보일 전망이다. 모기지론을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3월 1일 출범하기 때문이다. 대출 자격은 만 20세 이상으로 무(無)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에게 주어진다. 집을 넓히거나 이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되는 경우에도 6개월 이내에 기존 집을 팔아 1가구 1주택을 유지하면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집값의 70% 범위 내에서 최고 2억원이다.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연 7% 안팎(확정금리)이지만 소득공제 효과를 감안하면 실질 금리 부담은 6%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확정금리이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상승해도 이자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 예컨대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를 모기지론으로 구입할 경우, 6000만원만 있으면 나머지 1억4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20년짜리 장기대출로 연 7% 이자율을 적용하면 매달 원리금으로 100여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그러나 매달 갚아 나갈 돈이 소득의 3분의 1을 넘거나 일정 소득이 없는 자, 신용불량자는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없다.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 소득을 합산해 계산할 수 있지만 소득은 물론 부채도 합산되며 이 경우 배우자는 연대보증을 서야 한다.
또 중도금 대출은 주택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주택이 완공돼 저당권 등기가 가능한 시점에 모기지론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최고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15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주택을 살 때 지급한 이자에 대해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자영업자는 모기지론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모기지론은 중간에 목돈이 생기면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받은 지 5년이 안 된 경우에는 중도상환액에 대해 1~2% 정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모기지론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는 주택금융공사와 협약을 맺어야 한다. 정부는 은행, 보험, 상호저축은행은 물론 새마을금고, 각종 협동조합(신협·농협 등)에서도 모기지론을 취급하겠다고 했다.
◆원리금 상환 부담 적지 않아 무리한 대출은 금물=대출대상 주택은 아파트는 물론 연립주택,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상가와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대출을 받을 때 집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서민층을 위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대출자가 우선적으로 지원받도록 돼 있다. 크기에 관계없이 6억원이 넘는 고가(高價) 주택도 모기지론 대상에서 제외된다.
마이너스 대출 등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엔 월 소득에서 신용대출 이자금액을 뺀 다음 대출 규모를 산정하기 때문에 모기지론의 총 대출액이 조금 줄어든다는 것도 알아둘 점이다.
또 부부는 원칙적으로 각각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1가구 1주택 구입 용도로만 모기지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자 명의의 집을 팔고 그 집의 모기지론을 갚는 조건이라면 새롭게 모기지론을 일으켜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 추세도 잘 봐야 한다. 모기지론은 대출시점의 금리가 적용(고정금리)되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하락세라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기존 대출상품보다 금리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모기지론으로 내 집 마련 기간을 앞당길 수 있지만, 매달 원리금을 똑같이 갚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고 별도의 저축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