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중화장실 '에어컨' 훔친 공무원…처갓집에 설치했다

속초시 "공직기강 흐트러졌다"…직위 해제
  • 등록 2022-07-12 오전 9:00:32

    수정 2022-07-12 오전 9:00:3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공중 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뒤 처가에 설치한 공무원이 “독거노인에 주려 했다”며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지난 11일 강원 고성 경찰서는 속초시 공무원 A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30분쯤 고성 공현진어촌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 화장실에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공중 화장실의 에어컨을 훔친 속초시 공무원 A씨.(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A씨와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B씨는 시청 공용차량으로 운반을 도왔으며, 두 사람은 속초 시청 소속 팀장급 공무원들로 알려졌다.

입건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독거노인에게 가져다주려고 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에어컨 운반 위치를 추적한 결과, 훔친 에어컨과 실외기는 A씨의 처가에 설치돼 있었다. A씨의 처갓집은 생활고 등 취약계층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YTN 방송화면 캡처)
반면 B씨는 A씨에게 “물건을 운반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만 줬을 뿐, A씨가 에어컨을 훔치려고 한 것인지는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건을 자체 조사한 속초시는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경찰 수사와 별도로 직위해제를 먼저 조치했다고 밝혔다.

속초시 관계자는 “흐트러진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올바른 공직문화를 정립하고 조기에 시정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 후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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