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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추석연휴가 시작됐지만 추석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20만 노동자들이다. 이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1조원이 넘는다. 해마다 임금체불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고의·상습 임금체불 사업주들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임금체불 노동자는 20만677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받지 못한 체불 임금액은 같은 기간 1조112억원에 달했다. 임금체불액은 해다마 증가하는 추세다. 체불임금액은 7월 기준 역대 최고액이다.
업종별로 체불 현황을 살펴보면 △제조업이 33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업 1871억원 △기타 1554억원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1408억원 △금융·보험·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 1091억원 △운수창고 및 통신업 800억원 △전기가스 및 수도업 35억원 등이다.
체불임금 규모는 최근 수년새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16년(1조4286억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1조 6472억원으로 기록을 또다시 넘어섰다. 지난해 임금체불로 고통받은 노동자는 35만명에 달한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라면 체불임금 규모가 연간기준 작년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고용부는 지난 11일까지 3주에 걸쳐 임금체불 예방을 위한 집중 지도기간을 운영했다. 고용부는 사회보험료 체납 사업장 등 임금체불 위험이 있는 사업장 2만 9000여 개소를 별도로 선정해 체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지도를 강화했다. 집중 지도기간 중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에서 ‘체불청산 기동반’을 운영해 건설현장 등 집단 체불이 발생하는 경우 현장에 곧바로 출동해 대응하도록 했다. .
지난해 고용부는 추석 집중 지도기간에 3만4604명의 체불임금 1234억원을 해결했다.
한편 고용부는 노동자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체당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일반 체당금 외에 ‘소액 체당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소액 체당금은 체불 노동자의 생계 보장을 위해 기업의 도산 여부와 관계 없이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 7월 소액 체당금 지급액 상한을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소액 체당금을 지급받은 노동자는 지난해 6만4106명으로, 이들은 1865억원을 우선 지원받았다. 올해 7월 기준 3만7179명의 임금체불 노동자가 1092억원을 지급 받았다.
국회 환노위 김학용 위원장은 “사업장의 도산 여부와 상관없이 체불된 임금을 지원받는 소액체당금 근로자의 증가는 그만큼 사업장에서의 임금 지불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현재의 경기상황이 그만큼 좋지 못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