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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 오토노미 인수 이후 4년만에 대형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는 세계 2위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인 휴렛-패커드(HP)가 무선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아루바 네트웍스(Aruba Networks)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HP가 현재 아루바 네트웍스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기업가치가 24억달러(약 2조6400억원)에 이르는 아루바 인수 계획은 이르면 다음주중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전날 부진한 015회계연도 1분기(작년 11월~올 1월) 실적과 올 실적 전망을 공개했던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취임 직후인 지난 2011년 8월 오토노미를 103억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한 뒤 한동안 뜸했던 M&A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현재 HP는 턴어라운드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기업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전통적 효자사업이던 저장장비와 PC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HP는 올 10월까지 회사를 기존 PC 및 프린터사업과 HP엔터프라이즈를 명명될 새 회사인 PC 서버와 하드웨어로 나누게 된다.
실제 전날 휘트먼 CEO도 “네트워킹 사업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P의 네트워킹 사업부문은 지난 1분기에 5억6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11%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아루바는 지난해 8~10월 분기 매출이 2억78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는 전년동기대비 29%나 성장한 것이다.
만약 HP가 아루바를 인수할 경우 기업용 무선 네트워킹 시장에서 20%의 시장점유율을 올려 현재 50%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는 시스코 시스템즈를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