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 낮을수록 '심각한 비만인구' 많다

최하위층이 최상위층 보다 초고도인구비율 3.5배 높아
"채소·과일보다 패스트푸드 먹고 운동 안하는 게 원인"
  • 등록 2014-11-09 오후 12:00:00

    수정 2014-11-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심각하게 뚱뚱한 초고도비만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적을수록 건강관리를 하지 못해 초고도비만에 빠지는 현상이 더욱 심각했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1년간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고도비만율은 2002년 0.17%에서 2013년 0.49%로 2.9배 증가했다.

초고도비만이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35를 넘는 심각한 비만 상태를 의미한다.

소득수준 최하위층(1분위)과 최상위층(20분위)간 초고도비만율 현황(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단위 : %)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2012년부터 일반건강검진을 실시했음.
이런 현상은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더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율은 1.23%로 소득수준 상위 5%인 최상위군의 0.35%보다 3.5배 더 높았다.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생계유지능력이 거의 없거나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을 올려 국가에서 의료비를 지원 받는 사람으로 최저소득층으로 분류된다.

또 의료급여 수급권자 중에서도 여성의 초고도비만율은 1.57%로 남성 0.87% 보다 1.8배 높았다.

소득에 따른 초고도비만율의 격차는 지속적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가입자 중 보험료 하위 5%와 상위 5%의 격차는 2002년 0.12%포인트에서 2013년 0.40%포인트로 점점 더 벌어졌다.

초고도비만율은 거주지역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16개 시도 중 제주도의 초고도비만율이 0.68%로 가장 높았고 강원도 0.62%, 인천시 0.59% 순으로 높았다.

반면 대구시와 울산시가 0.39%로 가장 낮았고, 경남도 0.41%, 광주시 0.42% 순으로 낮았다.

초고도비만율이 가장 낮은 울산시의 경우 2002년 대비 증가폭은 3.0배로 가장 컸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에서 초고도비만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채소·과일보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반면 운동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초고도비만의 경우 심리적 위축과 경제활동 참여에 영향을 미쳐 더욱 소득을 얻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예방과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이번 빅테이터 분석 결과 저소득층의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나타났다”며 “공단은 비만관리를 위해 비만관리대책위원회 운영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앞장 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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