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 펴낸 회고록에서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기 2개월전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로부터 ‘다음 타깃은 한국’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시기를 추정해 보면 대략 1997년 9월 즈음이다.
소로스는 당시 태국 바트화를 공격, 막대한 차익을 올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소로스가 원화를 공격해 차익을 올렸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되레 그는 투자 권유를 받고 IMF 위기가 끝나갈 무렵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빠져 나갔다.
금융계에서는 소로스가 공격을 시도하긴 했지만 막상 별다른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1998년 본격화된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수출된 금의 양은 227톤에 달했다. 당시 한국은행의 금보유량 14.4톤의 15.7배가 넘는 금이 밖으로 나온 셈이다. 우리나라의 금 수출은 당시 국제 시장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국제 금 시세를 15% 가량 폭락시켰을 정도다.
우리나라 유일의 금 민간 통계기관인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이 보유한 순금은 약 660톤∼720톤에 달하고 있다. 현재 세계 34위 규모인 한국은행 보유량 104.4톤의 6.3배 이상이다.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금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다.
▶ 관련기사 ◀ ☞ 3천억 세금 줄줄 새는데..표류하는 금거래소 ☞ 지하경제 양성화 한창인데 금(金)은 다시 장롱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