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혜택 종료…내년초 주택시장 급랭 예고

내년부터 취득세 2~4% 원상복귀…실수요자 부담 증가
활성화 법안 국회통과 요원·경기전망 비관적..장기침체 우려
  • 등록 2012-11-12 오전 9:44:27

    수정 2012-11-12 오전 9:44:27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불황일 땐 실수요자만 움직입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올 연말 종료되면 당분간 실수요자 발걸음도 끊길텐데 답답합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B중개업소 대표)

현재 1%인 주택 취득세가 내년부터 다시 2%로 원상복귀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한시적으로 취득세가 감면되면서 반짝 살아나던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9억원 이하 집을 살 땐 취득세가 집값의 1%다. 9억원 초과 주택을 살 땐 취득세로 2~3%를 낸다. 정부가 지난 9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취득세를 절반 감면키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9억원 이하는 2%, 9억원 초과는 구분 없이 4%를 내야 한다. 현행보다 취득세가 배로 오르는 셈이다. 올 연말까지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거래가 몰릴 수 있지만 반대로 내년엔 거래가 얼어붙을 수 있다.

실제 지난 1월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취득세 1% 혜택이 작년 말에 끝나면서 거래가 급감한 것이다. 지난 1월 신고된 전체 주택 거래량은 1만5181건으로 전월에 비해서는 76%, 2011년 1월보다는 66.5% 감소했다. 수도권은 전년 동기보다 거래량이 평균 73%나 감소했다.

거래 감소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당시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전달에 비해 가격이 8000만원가량 하락한 9억3250만원에 거래돼 심리적 지지선인 10억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집값 차익이 생겨야 이익을 볼 수 있는 양도세와 달리 지금처럼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때는 취득세 혜택이 수요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가령 5억원짜리 집을 살 때 현재는 취득세로 550만원만 내면 되지만 당장 내년부터는 1100만원을 내야 한다. 집값이 비쌀수록 차이가 커져 수요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연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도 국회 통과가 물 건너간 상황이어서 내년 주택시장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수도권 주택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이겠지만 거시경제에 따라 하반기에는 소폭 살아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내외 거시경제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금융연구원을 비롯해 민·관 연구기관들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3%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상황이라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는 수요자에게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내년도 경기전망도 비관적이어서 수도권은 장기 침체로 빠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취득세 1% 혜택이 올해 말 종료되면서 반짝 살아나던 주택시장이 내년에 다시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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