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구자열 부회장의 '절제된 꿈'

그룹 성장전략 마련위해 동분서주
"대우조선 관심은 있지만, 무리할 생각없다"
"우선 전선사업 강화부터..금융업 아직은 단순 투자차원"
  • 등록 2008-07-14 오전 10:20:00

    수정 2008-07-14 오후 12:42:06

[이데일리 박호식 김상욱기자] 지난 5월 준공식을 가진 안양 LS(006260) 본사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우직한 전선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다양한 변화가 모색되고 있다.

LS그룹은 7월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룹 컨트롤 타워인 지주사 ㈜LS가 출범했고, 전선부문 LS전선과 기계부문 LS엠트론이 분할돼 자회사가 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LS전선이 북미 최대 전선업체 인수에 한창이다. 7월말 인수가 완료되면 LS전선은 전선업계 세계 7위에서 3위로 도약한다. LS전선의 군포공장과 안양공장은 다른 공장으로 이전한 뒤 '멀지 않은 때'에 매각되거나 새롭게 개발된다. 관계사인 LS네트웍스는 LS그룹에 인수된 뒤 법정관리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고 증권사에 투자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직한 전선기업'의 변화, 그 중심에 구자열 부회장(사진)이 있다. 그는 지금 구자홍 회장을 보좌하며 LS의 꿈을 하나씩 현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구자열 부회장의 행보는 매우 절제돼 있다. LS그룹의 성장 계획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무리해서 키울 생각없다"

"개인적으로 대우조선에 관심이 많다. 특수선사업 등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러나 국내업체들 몸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3조~4조원일때는 몰라도 무리해서 나설 생각은 없다."

그룹의 성장에 대한 구 부회장의 열망은 크다. 그러나 욕심으로 화를 자초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우선, 주력인 전선사업부터 키워나가기로 했다. 그래서 북미 최대 전선업체인 수페리어 엑시스를 인수키로 했다.

"2년전부터 해외 전선관련 업체들 대부분 살펴봤다. 적절한 시점에 인수가 이뤄지고 있다. 수페리어 엑시스는 우리와 제품에서 겹치는게 없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초고압부문에 투자할것이다. 300억~400억원 정도면 된다. 수페리어도 지금의 가치보다는 많이 올라갈거다. 그동안 우리는 유럽시장에 진출이 어려웠는데 수페리어 인수를 계기로 유럽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구 부회장은 수페리어 엑시스 인수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나 수페리어 엑시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유동성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악화 등과 맞물려 증시에서 주가도 많이 떨어졌다.

구 부회장은 "유동성에 문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수페리어 에식스 인수가격(공개매수가격) 주당 45달러에 그 답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가격 주당 45달러는 우리가 유동성 문제를 모두 점검해서 책정한 마지노선"이라며 "이미 인수검토 과정에서 고려가 됐으며, 45달러를 초과하면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갖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말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00%를 매입할 예정"이라며 "현재 미국 증시 등을 감안할 때 주당 45달러 이상으로 중간에 끼어들 곳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LS전선이 지분 100%를 주당 45달러에 매입하면 총 8억8800만달러가 소요된다. LS전선이 3억4600만달러를 차입해 투자하고, 수페리어 에식스 인수를 위해 미국에 설립한 지주회사가 LS전선의 지급보증을 받아 4억달러를 추가 차입한다. 또 국민연금이 1억7300만달러를 투자한다.

구 부회장은 "향후 차입자금 상환은 군포와 안양공장 매각 또는 개발자금, 상장 계열사인 JS전선 지분 일부 매각 등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포공장은 이미 전주공장으로 설비 이전이 끝나 군포시에 군포부지 개발을 위한 주민제안(지구단위개발계획)을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안양 공장의 경우에도 지금 동해에 짓고 있는 해저케이블 공장이 돌아가면 선박용 케이블공장 등을 같이 지어서 이전할 예정"이라며 "안양공장도 이전이 끝나면 군포공장처럼 부지매각이나 개발을 추진할 것이며, 안양과 군포공장 매각 또는 개발을 통해 6000억~8000억원의 자금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금조달 상황에 따라선 LS전선이 78.71%를 보유하고 있는 JS전선 지분도 일부 매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 부회장은 "LS전선이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과 함께 부채비율이 11%에 불과한 지주회사 (주)LS가 있고, 자금여력이 풍부한 관계사(구자열 부회장이 대주주)인 E1이나 LS네트웍스도 뒤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달 초 LS전선이 분할돼 출범한 (주)LS의 경우 분할된 사업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향후 재상장할때 지분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 부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힌 것이 없지만 향후 2~3년내 재상장할 것"이라며 "재상장을 할때 지주회사가 일부 지분을 매각해 신사업이나 인수합병 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회장은 차입자금 상환뿐 아니라 이자부담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 이자가 LS전선과 인수하는 수페리어 에식스의 현금창출 능력이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며 "지난해 수페리어 에식스의 순이익이 6370만달러인데, 이 정도만해도 연 차입이자를 갚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LS전선은 내부적으로 올해 사상최대 영업이익인 1500억원을 달성해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LS전선은 상반기에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의 절반을 훌쩍 초과했다.

◇"금융업 진출? 아직 아니다"

대한통운이나 대우조선 등 국내 대형 M&A 만큼이나 금융에 대한 구 부회장의 관심도 크다. 구 부회장은 구자홍 LS회장, 구자용 E1사장 등과 함께 자산운용사 전환을 추진중인 델타투자자문의 대주주다. 또 그가 대주주이자 회장을 맡고 있는 LS네트웍스가 이트레이드증권 인수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구 부회장이 옛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서 임원을 역임한 증권맨 출신이란 점에서 "구 부회장이 금융사업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 부회장은 LG증권 시절 각별한 사이였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인연으로 이트레이드증권 설립에 깊숙하게 개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에 대한 구 회장의 행보 또한 신중하다.

구 부회장은 "델타투자자문은 과거 증권사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 해보겠다며 도와달라고 해서 투자했다가 지분을 인수하게 된 것이며, 이트레이드증권은 LS네트웍스의 수익 극대화 차원에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특히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와 관련 "LS네트웍스는 브랜드 사업과 LS용산타워 등의 임대사업을 기반으로 매년 약 300억~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다"며 "또 현재 2000억원의 유보자금이 있는데, 자본금이 4000억원임을 감안하면 회사의 수익력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브랜드 도입 등 브랜드사업 강화와 함께 투자처 발굴을 병행하는 와중에 증권사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무적 투자를 한 것일 뿐"이라며 "LS네트웍스가 금융지주회사를 목표로 한다거나 LS그룹이 증권업을 한다는 것은 과장된 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LS네트웍스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이트레이드증권 인수는 이달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이때 인수 컨소시엄도 구체화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은 그러나 금융업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묻는 질문에는 "향후 몇년동안 금융업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좀 지켜봐야겠다"고 대답해 여운을 남겼다.

구 부회장은 "그동안 변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지만 그룹의 비전을 만드는 것은 참 어렵다"며 "지주회사에 전략기획팀이 만들어졌으며, 여기에서 향후 성장을 위한 신사업 등 많은 연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S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회사는 구자홍 회장이, 구자열 부회장은 사업자회사인 LS전선, LS엠트론 대표이사와 LS네트웍스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 11일 수페리어 엑시스 공개매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으로 달려갔다.

◇약력
▲1979.2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78.08  LG상사 피혁기획부 입사
1980.03 ~ 1989.12  LG상사 뉴욕지사/국제금융부장
▲1990.01 ~ 1992.03  LG상사 동남아지역본부장, 이사
▲1992.04 ~ 1995.03  LG상사 일본지역본부장, 이사
▲1995.04 ~ 1996.12  LG투자증권 국제부문 총괄임원, 상무
▲1997.01 ~ 1999.12  LG투자증권 영업부문 총괄임원, 전무
▲1999.12 ~ 2001.09  LG투자증권 영업총괄 부사장
▲2001.10 ~ 2002.02  LS전선(LG전선) 재경부문 부사장
▲2002.03 ~ 2002.12  LS전선 대표이사 부사장
▲2003.01 ~ 2003.12  LS전선 대표이사 사장
▲2004.01 ~              LS전선 대표이사 부회장 

 


▶ 관련기사 ◀
☞(종목돋보기)한달만에 40% 급락한 '지주사 LS'
☞(특징주)지주사 바뀐 LS 반등 `내릴만큼 내렸나`
☞LS전선, 카타르 전력선 잔여 계약 체결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장님 제가 해냈어요!"
  • 아찔한 눈맞춤
  • 한강, 첫 공식석상
  • 박주현 '복근 여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