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약세장에서는 먼저 팔 물건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보유 부동산에 대한 미래 가치를 따져 보고 투자가치가 없는 물건은 과감히 매도해야 한다"며 "아파트, 연립, 빌라의 경우 가구수가 적거나 추후 재건축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이 어렵다면 매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서울 북한산 인근의 풍치지구 단독주택이나 지방 평야지대의 땅 등 개발 재료가 없거나 불명확한 곳에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물건은 파는 게 낫다"며 "수도권 외곽 지역도 신도시 입주 물량이 풀리는 2010년을 전후해서는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다주택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말-6월초 피하라`= 다주택자들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인 매도 시기에 대해서는 오는 4월 말 공시가격 발표 및 6월1일 종부세 과세 기준일 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설교통부가 오는 4월30일 발표할 예정인 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다. 일례로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17평형의 경우 지난해 공시가격이 4억800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인 9억5500만원에 80%를 적용하면 올해 공시가격은 7억64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공시가격의 변화에 따른 세부담 증가로 매수자들은 더욱 매수를 꺼리게 되고, 매도자들은 다급해져 부동산 시장의 수급이 더욱 경직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나인성 내집마련정보사 연구원은 "4월 이후에는 보유세를 피하기 위한 급매물도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에 많은 매물이 나오기 전에 적절한 가격을 산정해 남들보다 빨리 매매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귀띔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팀장은 "매수자들이 가격 하락만 기다리는 지금보다는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 정도까지는 기다렸다가 매도에 나서는 것이 유리다"고 조언했다.
◇`급매 노하우는?`= 전문가들은 기왕 팔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수요자들이 호감을 가질만한 조건을 갖춰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증여나 임대사업자로의 전환도 방법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보유가치가 있다면 공시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