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얼굴을 돌로 찍고 훼손한 20대 남성이 이를 말리는 미화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SBS ‘뉴스8’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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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SBS ‘뉴스8’에 따르면 이날 오전 20대 남성 손 모씨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소녀상을 훼손하고 이를 말리는 미화원을 폭행한 혐의(재물손괴 및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보도에 따르면 손씨는 이날 오전 6시45분께 서울 흑석동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돌로 여러 차례 내리쳐 훼손했다. 그는 화단에 박혀 있는 큰 돌을 꺼낸 뒤 소녀상의 왼쪽 볼과 머리 부분을 내리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해당 소녀상의 왼쪽 뺨과 가슴 부위 등이 훼손됐다.
또한 손씨는 이를 말리던 미화원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미화원은 손씨가 욕설을 섞어가며 횡설수설했다고 말했다.
미화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손씨가) 소녀상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찬 뒤 머리만 한 크기의 돌을 옆구리에 들고 소리를 지르면서 (소녀상을 돌로) 찍고 있었다”며 “제가 뒤에서 돌을 뺏고 화단에 (돌을) 버리고 돌아서는데 (손씨가) 얼굴을 2~3대 때리더라”라고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전 6시50분께 현장에서 손씨를 체포했다. 손씨는 체포 당시 술을 마신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가 이 같은 행위를 벌인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손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전국 각지에서 소녀상을 훼손하려는 시도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와 경기도 안산에서 일부 시민이 소녀상에 낙서를 하거나 침을 뱉고 조롱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손씨의 경우처럼 동상이 물리적으로 파손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행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얼굴 부분이 파손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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