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폭 제한적…정유株보다 석유화학株-교보

  • 등록 2018-12-10 오전 8:57:24

    수정 2018-12-10 오전 8:57:24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교보증권(030610)은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합의와 관련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하겠지만 상승폭이나 속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유주보다는 석유화학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10일 “지난 7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OPEC 12개국+비OPEC 10개국) 회의에서 원유 일산 120만베럴 감산에 합의했다”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이번 감산 합의에 힘입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2% 올랐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제유가는 연초 감산 연장과 4월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8·11월 이란 제재 우려 같은 공급 차질 이슈로 9월말까지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10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의 증산과 미국 원유생산량 사상 최고치 경신, 미·중 무역 분쟁 우려로 하락했다. 그는 “현재 유가는 고점 대비 31.7% 급락한 수준”이라며 “국제유가 하방을 지지한 무역 분쟁 협상 합의에 이어 OPEC 증산 부담 소멸로 국제유가는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상승폭과 상승속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제유가 고점은 배럴당 60달러를 유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인 ‘세계 어느 국가도 더 높은 유가를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를 볼 때 선진국들은 더 이상 유가 상승을 용인하지 않는다”며 “리먼 사태 이후 선진국들의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팽창 여건에서 원유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됐지만 향후 수년간 이런 상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30일 기준 미국의 석유제품(원유·정제 석유제품)의 순수출량은 197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는 “낮은 WTI에서 비롯된 정제 석유제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입어 미국은 원유 생산 가속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원유 생산량 급증 부담에 산OPEC 플러스가 유가 등락에 맞춰 증산 또는 감산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흐름이어서 유가는 박스권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정유주는 유가 급락 시 재고관련손실 급증으로 주가 부진한 점을 고려할 때 유가 상승 전환 시 실적 급감 우려가 완화돼 소폭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손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멀티플 하락과 비수기 진입에 따른 휘발유 마진 회복 지연으로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격적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주는 미·중 무역분쟁 협상 합의에 따른 멀티플 상승과 유가(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멀티플 하락이 혼재된 양상이었다. 그는 “유가 상승폭 제한에 따른 멀티플 하락 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매수 대응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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