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낸다’에 표시해 보내는 가정보육수요조사
7월말~8월초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학기간이 다가오면서 맞벌이 부부들은 이기간 동안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부분 보육시설이 7월 말~8월초 일주일 가량 ‘가정보육기간’이라는 명목아래 문을 닫는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휴가를 내기 힘들거나 아이를 맡아줄 곳이 마땅찮은 맞벌이부부는 아이 돌봐줄 곳을 찾아 골머리를 앓는다.
원칙적으로 영유아보육법과 보건복지부 지침상 보육교사 하계휴가 등을 이유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는, 소위 말하는 방학은 존재할 수 없다. 사전 보육수요조사 등을 통해 등원을 원하는 아이가 있을 경우 통합보육을 실시하거나 보조교사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가정보육 수요를 파악하는 보육수요조사가 사실상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유치원은 방학이 더 길다. 유아교육법에 따라 1년 180일 이상 교과과정을 운영하면 원장이 자율적으로 방학 기간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2~3주 가량이다.
그나마 주로 맞벌이 부부가 이용하는 종일반은 일주일 정도만 쉬고 다른 날은 등원 가능하다. 하지만 방학중 등원하면 주로 자유 선택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등 단순 돌봄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버스 운영을 중단하는 곳도 적지 않아 맞벌이 부부 중 대다수는 이 기간에 맞춰서 휴가를 낸다.
또 다른 직장맘 C씨 역시 “3주의 유치원 방학 중 실제 방학은 일주일인데 고민하다가 아예 여름휴가를 맞춰내기로 했다”며 “방학 기간이 극성수기라 휴가비용 부담이 큰데도 영유아 자녀를 둔 직원들끼리는 비슷한 방학기간동안 휴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어린이집 교사도 엄마, 여름휴가 필요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에 ‘방학 불가’ 지침 공문을 보내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이를 위반하는 어린이집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역시 나름의 고충이 있다.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수요조사에서 전체 원아 중 한두명이라도 등원한다고 하면 교사 10명이 돌아가면서 출근해야 한다. 심지어 이 기간동안에는 밥도 교사가 한다”며 “교사도 한 가정의 엄마고 여름휴가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어린이집 방학 문제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문제지만 최근 들어 보육교사 인권 문제가 부각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며 “원칙적으로 어린이집은 방학이 없어 맞벌이 부부가 필요하다면 어린이집에 확실한 의사를 표현해야하고, 정 어렵다면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의 임시 보육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