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윤도흠 의료원장)과 일본 도시바(츠나카와 사토시 회장), DK메디칼솔루션(이창규 회장)은 29일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중입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고 30일 밝혔다.
연세의료원은 2017년 7월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위한 임상과 연구, 교육 등을 준비해왔다. 약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에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5,000㎡(약 1만평) 규모로 건축돼 오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다. 중입자 치료기가 완성되면 연간 1,500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입자 치료기는 중입자(탄소 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의 암 조직에 투사한다. 중입자는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암 조직만을 사멸시킨다.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은 양성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기간도 짧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의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에 불과하다. 치료기간도 5~7주인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중입자 치료의 경우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중입자 치료 대상은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폐암과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난치암 환자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고령의 암 환자 등 연간 1만명 이상이 치료 대상이다.
일본 NIRS가 주요 의학학술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 이하에서 53%까지 향상됐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NIRS는 1994년부터 1만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하며 전 세계 중입자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에 도입될 중입자 치료기는 입자를 가속시키는 장비인 싱크로트론과 치료 장비인 회전 갠트리로 구성된다. 싱크로트론은 가로 20m에 높이가 1m에 달한다. 회전 갠트리는 무게 200톤에 길이가 9m로 기술력이 좋을수록 크기가 작아진다. 두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공간이 필요하며, 두께가 약 2m에 이르는 차폐벽으로 시설을 구획해야 하는 대형 정밀장비다.
이번에 도입되는 중입자 치료기는 회전 갠트리 방식이 적용된다. 기존 중입자 치료기는 환자가 누워있는 테이블을 중입자 치료기에 맞춰 움직여 치료했다. 하지만 회전 갠트리 시설을 적용시키면 360도 회전을 통한 모든 각도에서의 중입자 조사가 이뤄져 환자 불편을 크게 줄이고 치료시간도 단축된다. 정교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 정상 장기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최소화된다. 치료 후 부작용도 대폭 줄어든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난치암과 초고령화 시대의 암환자 치료법으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암 치료인 중입자 치료기를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초로 암센터를 개설해 암 치료의 새 장을 열었던 연세의료원이 중입자 치료기를 통해 또 다시 암 치료 혁신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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