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 플랜"..예상 시점과 목표물은

미 정보당국, 생화학 및 방사능 테러 우려
  • 등록 2003-02-12 오전 9:59:01

    수정 2003-02-12 오전 9:59:01

[edaily 전미영기자]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위기감이 갑작스럽게 고조됐다. 11일(현지시간) 이라크 국민들에게 대미 항전을 촉구한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된 가운데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알카에다 테러 조직이 이번 주말에 미국과 중동에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지 테닛 CIA 국장은 이날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 임박한 대미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알카에다가 독극물을 비롯한 새로운 테러 공격 수단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 공개와 미국 정보당국의 테러 경고로 그간 이라크 문제에 가려져 있던 대미 테러 위협이 수면 위로 재부상함에 따라 테러의 시기 및 목표물, 예상되는 공격 형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상되는 테러 시점 = 테닛 CIA 국장은 이번 주말이란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했다. 12일부터 15일까지 계속되는 이슬람 축제 에이드(Eid)의 종료에 맞춰 알카에다가 미국과 중동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정보가 입수됐다는 것. 테닛 국장은 임박한 테러에 대한 정보가 "지금까지 입수된 정보 가운데 가장 구체적이며 알카에다 테러조직에 대한 우리의 사전 지식과도 부합한다"고 밝히고 미국 정부가 지난 주 안보 경계령을 "코드 오렌지"로 올린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이란,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테러 공격 재개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닛에 이어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증언한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알카에다 이외에도 알카에다의 이념에 동조하는 개벌 단체나 개인에 의한 테러 위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뮬러 국장은 수백명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그러나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미국 내 알카에다 하부조직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테러 목표물과 수단 = CIA와 FBI는 알카에다가 군사시설이나 미국의 상징물 보다 경계가 덜한 쇼핑몰, 대학 등을 목표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뮬러 국장은 알카에다는 대량 인명살상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공격을 선호하고 있으며 공격의 성공이 약화된 조직 재건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서도 경계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을 목표로 고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사전 탐지위험이 적고 실행이 용이한 은행과 수퍼마켓, 아파트, 교회 등이 일차적인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것. 뮬러 국장은 "이런 건물에 대한 공격은 중앙 지도부로부터 지속적으로 행동 계획을 하달받을 필요성이 낮다는 것도 테러 조직엔 유리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알카에다가 비행기 납치 및 폭탄과 같은 전통적인 테러 수단이 아니라 생화학 및 방사능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테닛 CIA 국장은 알카에다가 이 밖에도 독극물 살포, 지대공 미사일 발사 등 새로운 테러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MSNBC는 이와 관련,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가 정보 당국이 생화학 및 방사능 무기를 이용한 테러 공격을 가장 우려하고 있으며 입수된 정보들은 호텔과 지하철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응 = 지난 주 코드 오렌지로 경계령이 강화된 이후 미국 전역에서는 뚜렷한 보안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의 핵 시설들은 보안 계획의 실행에 들어갔으며 워싱턴DC는 개인 항공기의 비행제한 구역을 확대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안에선 11일 소등한 고무 보트가 베이브릿지로 접근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연안경비대와 고속도로 순찰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수색 결과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정보당국은 9.11테러 당시와 같이 아무런 준비 없이 "앉아서 당하진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IA와 FBI는 테러 조직을 추적하고 이들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이 9.11 테러 때보다 훨씬 더 잘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CIA와 FBI는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의 무장해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예상되는 테러리스트들의 생화학 및 방사능 무기의 사용을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테닛 CIA 국장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려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가 테러 조직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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