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KCC글라스 설계·기술판촉팀장] 오래된 집에서 벗어나 새집으로 이사하는 게 꿈인 아내의 요청으로 얼마 전 동네를 다니며 여러 신축 아파트를 둘러보았다. 둘러보는 과정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이 있었으니, 바로 ‘커튼월 룩(curtain wall look)’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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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월 공법은 건물의 하중을 콘크리트 외벽이 아닌 기둥과 보로 분산시키고 대신 외벽을 유리로 감싸는 시공 방법이다. 이에 따라 유리로 둘러싸인 건물이 마치 커튼을 두른 듯한 외관을 연출한다. ‘롯데월드타워’나 ‘63빌딩’ 등이 이 공법을 적용했다.
커튼월 공법으로 시공하면 건물의 외관이 현대적이고 세련돼 보일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양생(굳히기) 시간을 단축해 공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타일이나 석재와 달리 유리는 변색과 변형이 없고 필요시에는 손상된 유리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보수에도 용이한 장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에 적합하게 변형한 방식이 커튼월 룩이다. 커튼월 룩은 건물을 콘크리트 외벽을 이용한 벽식 구조로 건축한 뒤 외벽에 유리 패널을 추가로 덧붙여 마감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주거용 건물의 단열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커튼월 공법처럼 유리 외벽의 세련미를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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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장점도 크다. 유리는 외부 환경에 강해 페인트 마감처럼 변색이나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5~7년마다 재도장할 필요가 없어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콘크리트 외벽에 유리 마감이 더해져 단열 성능을 보강해 주기 때문에 아파트의 냉난방 효율을 높이고 결로 현상을 방지하는 데도 기여한다.
커튼월 룩이 아파트 건축 시장의 주요한 트렌드로 확산하면서 필자가 몸담은 KCC글라스에서도 최근 커튼월 룩 전용 유리 제품인 ‘씨룩스(C.LOOKS)’를 출시했다. 기존의 커튼월 룩에 사용되는 유리는 대부분이 수입산 일반 투명 또는 컬러 유리로, 외관의 미려함이 떨어지고 유리 내부의 오염 등을 효과적으로 가려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태양열 차폐 성능이 낮아 여름철 외벽이 과열되는 단점도 있었다.
현대의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으로서의 생활 편의성을 넘어 심미성과 차별성까지 요구받고 있다. 커튼월 룩은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아파트를 세련되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의 용이성과 에너지 효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파트 건축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건축 기술은 발 빠르게 발전하고 있건만 필자는 아직 지은 지 22년이나 지난 구축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내가 꿈꾸는 새집 이사를 하기에 지금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우리 가족도 커튼월 룩이 적용된 멋진 새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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