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할머니가 앉아 계셔서 너무 당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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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김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도대체 노인들은 왜 화장실 문을 잠그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이런 글들엔 불편하다는 반응이 대부분, 심지어 문을 잠그지 않은 노인이 오히려 화를 내 불쾌했다는 경험담도 상당했다. 일부는 ‘나이 들고 주책이다’ ‘비위 상한다’는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고령으로 신체적 혹은 인지능력이 떨어져 문을 못 닫을 수도 있다. 볼일이 급해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문을 잠그거나, 물을 내리는 것을 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는 요실금 같은 지병이 있는 경우 볼일이 급해 문 잠그는 것을 잊는 경우도 있다. 전철역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은 “일부러 문을 안 잠그진 않는데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인요양사인 60대 여성 김모씨는 “어르신들은 손아귀에 힘이 없어서 무언가 잠그고 풀 때 어려워하시기도 한다”며 “전철역 화장실 잠금방식은 그래도 익숙해 하시지만 최근 휴게소나 일부 시설의 잠금장치를 어려워하시는 경우도 있고, 그럴 때 문을 잠그고 안 열릴까 봐 두려워하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 층이 노인들의 행동에 이유가 있음을 알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시니어 인식 개선 강사 박미송 다감연구소 대표는 “젊은 층이 봤을 땐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긴 하겠지만 비난만 하지 말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러 연령대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 구성원을 살피는 것이다. 추석을 맞아 가족 구성원을 잘 살피며 이해해보고, 향후 대입해보기도 하면서 노인도 젊은 층도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