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비춰달라"…최재형 울린 입양아들 편지

“아빠는 제 방향키…많은 친구 꿈 이룰 수 있는 나라 만들어달라"
  • 등록 2021-08-12 오전 9:16:16

    수정 2021-08-12 오전 9:16:16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양한 큰 아들 최영진씨가 최근 네덜란드로 유학 가기 전 남겼던 편지가 화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최 전 원장은 지난 11일 초선 의원 모임 강연에서 이 편지를 거론하며 “제가 참 마음이 아팠다”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 전 원장 캠프에 따르면 영진씨는 편지에서 “그동안 저를 강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게 키워주시고, 올바른 길과 그렇지 못한 길을 구분할 수 있게 키워줬다”며 “결코 헛되게 살지 않고 항상 시간과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더 열심히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버려짐은 그 무엇보다 상처이고 아픔이라 생각해 그 누구도 믿지 않아 상처는 더 깊어져만 갔다”며 “아버지의 사랑으로 말끔히 치유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살 때 저는 꿈도 없었고 (입양으로) 완전히 바뀐 삶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저 스스로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빠는 저를 믿어주고 항상 묵묵히 방향키가 돼주고 파도도 막아주셨다”고 말했다.

영진씨는 “솔직히 고아원에서 10년 살아서 군대 안 가도 괜찮지만, 당당히 갔다 왔고 제 할 일 열심히 하면서 힘들지만 행복하다”며 “아빠는 대한민국에 빛을 비춰주세요. 많은 친구도 꿈을 꾸면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영진씨는 지난달 20일 “아이 입양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겨냥해 “아빠가 입양아를 키우는 것을 더 많이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입양 당시 나를 부끄럽게 생각했지만 살아오면서 더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 (사회적으로 많이 언급되어야)많은 아이들이 저처럼 극복할 수 있는 발판과 밑거름이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 전 원장은 슬하에 두 딸과 두 아들이 있다. 그중 영진씨를 비롯한 아들들은 최 전 원장이 판사 시절이던 지난 2000년과 2006년 아내가 봉사하던 고아원에서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양 당시 이들은 각각 갓난아기와 11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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