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는 코로나에…유럽 이어 美도 백신 접종 속도전

FDA-CDC 백신 접종 허가 과정 3일 만에 끝나
트럼프 FDA에 "승인 안낼거면 사표내라" 압박
  • 등록 2020-12-13 오후 12:14:14

    수정 2020-12-13 오후 12:14:14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한 지난 8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 백신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이번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가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권고하면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날 회의를 통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할 것을 CDC에 권고했다. CDC가 이를 받아들이면 의료현장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이 권고를 몇 시간 안으로 승인할 것이라고 CNN 등은 전했다. 오는 14일부터는 실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만 16세 이상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백신을 보급하는 건 팬데믹의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전날 늦은 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한지 하루 만이다. 백신 승인은 FDA 내 백신·바이오 약제 자문위원회(VRBPAC)가 FDA에 승인을 권고한 후 FDA가 이를 허가하고, 다시 CDC 내 ACIP가 회의를 거쳐 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국의 승인 과정은 속도전을 방불케 했다. 식품의약국(FDA)과 CDC를 거치는 백신 접종 허가 과정이 불과 3일 만에 끝났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FDA를 향해 빨리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면 사표를 내라고 했다는 보도(워싱턴포스트·WP)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재임 중 최대 성과로 여기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 최다로 불어나면서 동시에 따라붙는 ‘방역 실패론’에 트럼프 대통령은 극도로 거부감을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에 조바심을 내는 건 코로나19 재확산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1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23만1775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감염자 수는 1602만646명이다. 백신은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패닉을 치유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으로 꼽힌다. ‘게임체인저’라 불리는 이유다.

미국에 앞서 영국은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접종을 시작했다. 다만 개발 기간이 짧았던 탓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영국에서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두 명이 접종 직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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