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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가 총리가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예대제에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비치하는 상록수의 일종인 비쭈기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번 가을 제사는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처음 맞는 것으로, 직접 참배는 보류했지만 공물 봉납만으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은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하며, 스가 총리가 전임 지도자(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잘못된 길을 답습할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전임 아베 신조 총리는 재직 중인 2013년 한차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봄·가을 제사와 8.15 패전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퇴임 후 사흘 뒤인 지난달 19일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어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동북아의 이웃국가에 큰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며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일본은 주변국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는 오는 18일 열리는 추계예대제 참배에는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는 야당 의원 시절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으나, 관방장관으로 있었던 지난 7년 8개월여 동안에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물론 공물도 보내지 않았다.
한편, 야스쿠니 신사 안에는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전몰자 2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어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큰 제사를 의미하는 대제를 매년 봄(4월)과 가을(10월)에 정기적으로 올려, 이 두 제사를 중요한 연중 행사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