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제9호 태풍이 경상도를 관통하면서 1명이 숨지고 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태풍이 동반한 강풍으로 12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기도 했다. 마이삭은 동해안으로 빠져나갔지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된다.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3일 오전 경북 포항 구룡포 모습. 이번 태풍으로 구룡포에는 최대순간풍속 시속 161km 강풍이 불었다(사진=연합뉴스) |
|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마이삭으로 인해 부산 사하구에서 1명이 숨졌다. 당국은 이날 오전 1시 35분쯤 태풍으로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파손되면서 유리 파편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재민은 17세대 22명이 발생했다. 지역별로 △강원 15명 △제주 5명 △경남 1명 △부산 1명 등으로 아직 모두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산사태나 월파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 일시 대피한 인원도 1505세대 2280명에 달한다. 이 중 1415명은 아직 미귀가 상태다.
시설피해는 모두 858건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로는 신고리원전 4기의 운영이 일시 중지됐다. 외부 전원 이상에 따른 자동 정지로 방사능물질 유출은 없다고 중대본은 설명했다. 이 외에도 △도로침수 24건 △가로수 파손 11건 △신호등 파손 34건 △가로등 파손 21건 △전신주 파손 19건 등이 발생했다.
사유시설 피해는 주택침수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파손 25건 △지붕파손 51건 △차량침수 11건 △간판파손 138건 △건물외벽 파손 44건 △선박 침몰 1건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태풍이 동반한 강풍으로 인해 정전 피해를 겪은 가구는 모두 12만 1949가구에 달했다. 이 가운데 31.2%에 해당하는 3만 7990가구는 응급복구를 마쳤지만 나머지 8만 3959가구는 여전히 정전 상태다.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와 철도도 곳곳이 통제됐다. 부산과 경남, 전남, 대구 등에서 도루 95곳이 통제됐고, 철도는 경부선 동대구∼부산, 동해선 부전∼영덕,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 등 6개 노선에서 40개 열차가 운행을 멈췄다. 북한산·다도해·무등산 등 22개 국립공원에서 614개 탐방로도 통제됐다.
소방당국이 구조한 인원은 41명이다. 소방은 인력 1697명과 장비 448대를 동원해 29건의 안전조치와 84건의 급·배수 지원을 했다.
한편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강원도 강릉 인근 남쪽 동해 앞바다로 진출해 시속 70㎞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60hPa, 최대풍속은 시속 140㎞다. 현재 강원도와 경상도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3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강원 영동에는 시간당 6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오다가 남부지방부터 차차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 다만 중부지방과 경북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리고 오후까지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수 있다.
| 3일 울산시 남구 태화로터리 인근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가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풍에 힘없이 넘어져 있다.(사진=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