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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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와 유비를 만나기 위해 중국 가기 전에 비트코인 문제를 한번 더 짚고 넘어가자. 지난 19일 새벽 4시 35분 국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유빗(Youbit)이 해킹 당해 170억 원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 유빗이 파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늘 같은 밤이면’의 90년대 톱가수였던 박정운(53)씨 관련 보도에 이어 최근 ‘고딩(고등학생)’ 사건까지 불거졌다. 이른바 ‘비트코인 플래티넘(BTP)’ 사건! 지난 10일 한국 가상화폐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 만에 44%나 폭락하고 말았다. 시가총액이 50조 원이나 빠진 후 무려 23조 원이 날아갔다. 문제는 이 사건을 벌인 주인공이 놀랍게도 서울 K고교 재학 중인 허모군(18)이라는 것. 허군의 신원을 확인했다는 피해 투자자들이 학교에 찾아가 허군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허군은 위험을 느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학교와 주거지 등 허군의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2시간 간격으로 순찰한다고 한다. 이번 사기(?) 사건으로 허군이 챙긴 돈은 500만 원에 불과했다. 23조 원이 사라졌는데 500만 원이란다. 한국 투자자들이 땅을 치는 이유다.
‘BTP’는 가상 화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새 가상 화폐가 분리돼 나오는 ‘하드포크’로 인해 비트코인에서 떨어져 나오는 새 가상 화폐다. 이 달에는 여러 개의 비트코인 ‘하드포크’가 예정돼 있었다. ‘하드포크’가 이뤄지면 기존 가상 화폐 보유 수량만큼 추가로 새 가상 화폐를 얻을 수 있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지난 10일 BTP 공식 트위터에 “기술적 오류로 하드포크를 연기한다”는 통지문이 영어로 올라왔다. 깜짝 놀란 한국 투자자들이 연기 이유를 영어로 묻자 갑자기 ‘한국어’로 “그러게 누가 사랬냐. 숏 개꿀띠”라는 답변이 올라왔다. ‘숏 개꿀띠’는 공매도를 통해 꽤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는 의미다. 영어 통지문과 영어 질문에 대해 한국어 답변이 올라온 것을 수상하다고 생각한 한국 투자자들이 인터넷 주소(IP) 등을 추적한 결과 이 글을 올린 사람이 현재 서울 K고교 재학 중인 허모군이었다. 허군은 파문이 커지자 바로 “죄송합니다 1번만 봐주세요... 사실 스캠코인 맞습니다... 5백만원 벌려고 그랬습니다...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올렸고 비트코인 가격은 곧바로 40%나 폭락했다. 이 같은 가상 화폐 태풍을 현 상황을 냉정히 정리해 보자. 사실 글은 쓰는 나도 가상 화폐라는 태풍의 진로가 어느 곳으로 향할지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블록체인 등 생소한 영단어들이 줄을 잇는 ‘가상 화폐(암호 화폐)’는 당분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수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9년 첫 선을 보인 비트코인은 당시 1비트코인이 단돈 2원이었으나 등장 9년만인 2017년 12월25일 오전 가격은 1880만원을 넘어섰다. 2원이 1850만원! 수익률이 몇 %냐는 의미가 없는 상품 아닌가? 시가총액만도 28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의 경우 누적회원 수는 지난 11월 말 148만 명에서 지난 21일 237만 명으로 20여일 만에 90만 명이 새로 가입했다. 올 초 34만 명이었던 회원이 6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는데 이론을 제기하기 힘든 실정이다.
가상 화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화폐 발행 주체가 없을뿐더러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발생된다. 각국 정부나 금융당국이 규제책을 발동하기 힘든 화폐다. 실체가 없는, 보이지 않는, 말 그대로 가상(假想)화폐니 말이다.
확실한 팩트는 이렇다. 첫째,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가상 화폐는 앞으로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통용될 ‘최첨단 금융상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지난 12일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 이어 17일엔 세계 최대 선물시장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됐다. 영국과 일본은 곧 법정 화폐로 인정할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나 금융당국도 이 같은 국제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 그야말로 ‘시의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나 관련 단체 전문가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폭넓게 수렴한 후 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간이 돈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둘째, 가상 화폐 거래소, 증권사, 선물시장 등 관련 기업, 단체들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어렵게 일궈놓은 가상 화폐 시장이 국내 금융시장에 안착되게 하려면 보다 안전한 보안책과 함께 투명한 거래 절차, 유통 과정이 필수적이다. 셋째, 가상화폐에 이미 투자했거나 앞으로 투자 하려는 수많은 투자자들도 신중해져야 한다. 투자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음회에 계속>
중국전문가·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