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논란 휩싸인 中알리바바, 미국서 집단소송 위기

  • 등록 2015-01-31 오후 1:49:10

    수정 2015-01-31 오후 8:32:38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짝퉁 상품’ 유통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말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의 대형 법률회사(로펌) 5곳이 알리바바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30일 보도했다. 해당 로펌은 포메란츠LLP, 더로즌로펌, 홀저&홀저LLC, 하워드G스미스앤브로스테인, 게위츠&그로스먼LLC 등으로,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관행을 조사해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알리바바 뉴욕증시 상장 당시 정부 규제 사실을 숨기는 등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7월 규제 당국으로부터 불법적인 사업 관행에 대한 경고를 받았지만, 두 달 후인 기업공개(IPO) 당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

최근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행정지도 작업 진행 현황 백서’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당국의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음에도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법 경영 행위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의 일부 직원들은 판매상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자사 오픈마켓 사이트 타오바오와 티몰에 입점시켜 주거나 검색 상위 순위에 올려주고 홈페이지 첫 화면에 광고를 띄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짜 술, 가짜 담배, ‘짝퉁’ 휴대전화 등 질 낮은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알리바바와 관련한 백서 내용은 행정지도 좌담회에서 나온 회의기록으로 법적인 효력은 없다.

앞서 공상총국은 타오바오몰 판매하는 제품을 표본 조사한 결과 정품률이 37%에 불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 29일 8.8%나 급락했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4분기 매출(42억2000만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44억5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9억6400만 달러)은 전년 동기에 비해 28%나 줄었다.

호우 샤오티엔 T.H.캐티탈 연구원은 “소송이 판결이 날 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알리바바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 당국과의 해결되지 않은 분쟁과 사업 성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마윈(馬雲·잭마) 알리바바 회장은 정부 부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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