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수익사업 `내부사업권` 경쟁 치열

삼성, LG 등 전자계열사간 디스플레이 주도권 놓고 다툼
  • 등록 2003-11-07 오전 9:52:00

    수정 2003-11-07 오전 9:52:00

[edaily 하정민기자] 삼성, LG 등 전자기업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주요 그룹의 계열사들이 수익사업을 놓고 내부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특히 고부가 제품으로 성장성이 높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묘한 힘 겨루기양상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내부에서는 대형 유기EL(전계발광소자)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005930)삼성SDI(006400)가 앞으로 내부에서 "사업권"을 따기 위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부품 계열사 가운데는 삼성전기(009150)가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최근 LCD모듈사업에 뛰어든다고 밝힘에 따라, 삼성SDI와 사업영역이 일부 겹쳤다. LG에서도 현재 유기EL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G전자(066570) 외에 LG필립스LCD도 이 분야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CD모듈사업에서도 LG마이크론(016990)과 LG이노텍이 한때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내부경쟁 조짐이 뚜렷한 곳은 삼성그룹. 삼성전자 LCD사업부 이상완 사장은 지난달 30일 대형 유기EL 분야에 진출할 뜻을 내비쳐 삼성SDI를 긴장시켰다. 소형 유기EL을 생산하며 손익분기점까지 돌파한 삼성SDI는 이를 공격성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 이 사장의 발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삼성전기가 나섰다. 전일 삼성전기는 그간 삼성SDI가 주도해온 휴대폰용 LCD모듈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사업다변화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모듈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자체 생산이 아닌 부품을 구매해 조립하는 형식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SDI의 LCD모듈을 받지못하는 중국, 동남아업체로부터 LCD모듈 공급에 대한 요구가 많다"며 "어차피 모듈산업은 조립기술이 핵심인만큼 휴대폰 부품사업을 모두 하는 삼성전기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냐"고 설명했다. LG도 마찬가지다. 빠르면 올해 연말부터 휴대폰용 2인치급 유기EL 양산을 시작할 계획인 LG전자에 이어 LG필립스LCD가 올해 회사 정관의 사업영역에 유기EL도 추가했다. 현재 LG필립스LCD는 안양연구소에서 유기EL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상용화나 사업진출 계획은 부인하고있다. 그러나 LG필립스LCD 관계자는 "LCD만 한다고 해서 다른 디스플레이 기술연구를 게을리할 수는 없다"며 "다른 회사와 달리 LCD 단일 사업만을 영위하고있다는 점도 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는 이유"라며 유기EL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인정했다. LG마이크론과 LG이노텍도 한때 LCD 부품사업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LCD용 회로설계 원판(포토마스크)을 생산하고 있는 LG마이크론은 LG이노텍이 생산하고있는 LCD모듈이나 백라이트를 가져와 LCD 부품 전체를 취급하고 싶어했던 것. 이처럼 디스플레이산업을 둘러싼 대기업의 내부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휴대폰, PDA, 캠코더 등 고급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기EL은 LCD보다 싼 생산원가, 빠른 응답속도, 적은 전력소모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닌데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생성될 전망이어서 누가 사업주체가 될 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국 사업주체 선정을 위해서는 삼성과 LG모두 그룹 차원의 결정과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에 따라 각 회사들의 향후 성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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