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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 소주’는 주정에 첨가물과 물을 넣는 ‘희석 소주’와 근본부터 다르다. 곡물 등 원료를 발효해 증류 원액을 얻은 후 이를 숙성해 만든다. 이후 필요에 따라 물을 섞는다. 원료의 풍미가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제조 과정은 배로 힘들다. 시간과 비용 등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 숙성기간이 늘어날수록 제품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지난해 9월 8000병 한정 상품으로 선보인 일품진로 2023년산은 현재 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영규 하이트진로 양조팀 증류주제조파트장은 “목통에 저장된 증류원액이 나무 안에 있는 셀룰로즈와 반응해 흔히 아는 위스키와 같은 술이 된다”며 “색깔도 노란색 황금빛으로 변화하고 기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풍부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오크통들은 한 개에 수십만원에 이른다. 미국에서 버번 위스키를 담아 숙성했던 통이라서다. 중고 오크통을 사용하는 이유는 부드럽고 온화한 맛을 내는 데 적합해서다. 새 오크통에 담아 숙성한 술은 생나무 향이 강해 떫은맛이 생길 수 있다. 마치 녹차 티와 같은 원리다. 한 번 우려낸 후 바로 마시면 쓴맛을 느끼는 것과 같다. 오크통이 곧 술맛을 결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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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파트장은 “온도가 올라가면 목통 안의 술에 포함된 에탄올과 휘발성분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어 여름에도 낮은 온도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자연 휘발율은 연평균 약 2%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직접 일품진로 23년산을 시음해 볼 기회도 있었다.
오크통에서 묻어나온 은은한 황금빛이 인상적이었다. 코끝에서 맴도는 특유의 곡물 향도 특징이다. 도수가 높은 독주지만 쓴맛보다 부드러웠다. 참나무향이 살아 있어 깔끔한 뒷맛이 느껴졌다. 일반 위스키 제품처럼 ‘온더락’이나 ‘하이볼’ 등으로 마셔도 좋을 것 같았다. 기존 접했던 일반 증류식 소주와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증류주 생산시설을 더욱 확대할 뿐만 아니라 제품군도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 파트장은 “현재 1~24년까지 다양한 숙성 오크통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도 24년산 일품진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숙성 원액을 활용한 제품화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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