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역시 불과 1~2년 사이 미세먼지에 극도로 예민해진 게 사실이다. 브랜드 있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200개 가까이 항상 집에 비축(?)해둬야 마음이 편하다. 거실과 안방에 두 개의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것도 모자라 서큘레이터(공기 순환기)와 차량용 미세먼지 필터로 만들 수 있는 DIY(자작) 공기청정기까지 만들어 쓰고 있을 정도다. 미세먼지에 무덤덤한 아내나 부모님께는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수치를 전달해 마스크 착용과 공기청정기 가동을 권유하기도 한다.
LG전자(066570)의 휴대용 공기청정기인 ‘퓨리케어 미니’는 최근 내 예민함이 선택한 또 하나의 공기청정기다. 충실히 대비한 집 안과 달리 미세먼지에 속수무책인 집 밖에서 사용하기 위해 휴대용 공기청정기 구매를 선택했다. 자동차나 사무실 등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중에는 여러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출시돼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어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주는 제대로 된 센서가 달려 있지 않았다. 퓨리케어 미니는 소형 공기청정기 CA인증과 미세먼지 센서 CA인증을 모두 받은 최초의 휴대용 공기청정기다. 기존 공기청정기와 동일한 성능의 센서로 미세먼지를 잡아낸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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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력한 성능..휴대성은↑, 소음은↓
퓨리케어 미니는 평소 들고 다니던 텀블러와 비슷한 크기였다. 외관은 사무실에 놓고 쓰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똑 닮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500㎖ 생수병 크기에 무게(530g)도 가벼워 부담 없이 갖고 다닐 수 있었다.
회사 사무실에서는 대형 공기청정기가 갖춰져 있지만 강풍으로 틀면 발생하는 큰 소음 때문에 항상 약풍으로만 써왔다. 약풍인 경우 바람이 내 자리까지 오지 않아 제대로 공기정화가 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퓨리케어 미니를 사무실 책상에서 작동시켜봤다. 동료들이 ‘괜히 유난 떤다’는 시선으로 볼까봐 가슴이 두근거렸다. 소심한 마음에 우선 약풍으로 퓨리케어 미니를 틀었다. 두 개의 팬이 돌아가는 데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강풍을 선택하고 나서야 공기청정기가 돌아가는 소음이 느껴졌다. 약풍의 경우 도서관 소음(30dB) 수준의 저소음을 구현한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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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화장 필수품..앱은 편리, 필터도 저렴
사실 퓨리케어 미니를 집 밖에서 쓰기 위해 선택했지만 오히려 집 안에서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에 놀랐다. 거실과 안방에 공기청정기가 있지만 요리를 하거나 화장을 하고 옷방에서 옷을 고를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쉽게 들고 다니며 활용이 가능했다. 기존에는 큰 공기청정기를 번번이 옮겨 다닐 수 없어 멀리서 틀어놓는 식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출근 준비를 위해 화장 중인 아내 화장대 옆에 퓨리케어 미니를 올려놓았다. 선크림을 바를 때까지는 ‘좋음’이었던 미세먼지 농도는 파우더 팩트와 아이섀도우 등을 얼굴에 바르자 곧 ‘나쁨’으로 변했다. 나뿐만 아니라 아내도 깜짝 놀랐다. 이처럼 퓨리케어 미니가 아니었다면 알 수 없던 ‘미세먼지 사각지대’를 침대와 옷방, 베란다, 신발장 등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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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케어 미니는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 받아 사용해야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본체에서는 미세먼지 농도를 숫자가 아닌 불빛으로 표현하지만 앱에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극초미세먼지 등 세 가지 미세먼지 농도를 숫자로 실시간 알려주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측정기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미세먼지 농도 변화까지 감지해 알려준다. 앱을 통해 배터리 잔량과 필터 상태를 확인하고 전원을 끄거나 작동 모드를 변경하는 일도 가능하다.
퓨리케어 미니의 또 다른 장점은 필터의 경제성이다. 0.3μm 크기의 작은 먼지를 99% 제거해주는 필터 하나로 약 2000시간을 쓸 수 있다. 6개월을 쓰고 필터를 교체할 경우 1년간 2만원의 비용이면 충분하다. 필터 교체 가격은 다른 중소기업 제품보다도 크게 저렴한 수준이다.
배터리는 4시간 충전 시 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출근길부터 사용해 사무실을 비우는 점심시간 때 잠깐 충전을 하면 하루 종일 사용이 가능했다. 다만 강풍으로 틀 경우에는 사용시간이 좀 더 짧아지는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