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돌(28·본명 김세림)은 유리공예로 액세서리 작업을 하고 있다. ART & KIMYDOL GLASS 브랜드를 내걸고 활동하는 1인 기업의 대표다.
많은 20대가 꿈꾸는 1인 창업, 그 중 핸드메이드 작업을 하고 있는 키미돌은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하는 20대에게 나만의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작품을 만들 때에 어떻게 만드는지보다는 항상 왜 만들었는지부터 생각하라고 이야기한다.
유리공예로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꿈을 어떻게 꾸게 되셨나요?누군가 액세서리를 선물해주면 그걸 다 해체해서 새로 조립하고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게 취미였어요. 그러다 유리조형 전공이 있는 대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그곳으로 진학했어요. 중간에 2년 정도 휴학을 하고 유리공방에서 일도 배웠죠.?
그런데 대학원을 진학하고 취미로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를 만들어서 팔다 보니 이게 너무 재밌고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지방의 프리마켓들에서만 판매를 하다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원 자퇴까지 하게 됐어요.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년 정도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길을 걸어오면서 어려웠던 점은?좋아하는 일을 하는데도 행복하지 않아 슬럼프가 왔던 적이 있어요. 그 때 힘들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왜 그럴까를 계속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그동안 제 자신보다 너무 물질적인 것에 가치를 뒀구나 하는 답을 얻었어요. 제가 원래 일 할 때에는 밥도 안 먹고, 친구도 안 만나고, 여행도 안 가고 그랬거든요. 남들이 봤을 때 성공한 삶이 나에게 성공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여행도 가보고, 친구도 좀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을 만들 때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그냥 막 떠올라요. 영화를 보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햇살 좋은 날 가만히 앉아있다가도 떠올라요. 저의 장점이자 탤런트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작품 중에 모네 귀걸이는 모네 그림을 보다가 점으로 이어져 있는 색감이 좋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고요. 대신 다른 분들의 작업은 잘 안 봐요. 정보를 수집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저 자신을 한계에 가둬두게 하는 것 같거든요.?
*아이디어스: 핸드메이드 / 수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살 수 있는 온라인 장터 서비스
핸드메이드?시장의 전망은 어떤가요?요즘 사회는 정형화된 상품과 정보가 가득하잖아요. 이렇게 효율과 결과, 속도를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는 감성과 과정, 그리고 여유에 대한 결핍과 보충욕구도 있다고 생각해요. 핸드메이드는 그 결핍을 채워주는 하나의 삶의 방식이에요.
핸드메이드 작품에는 정교한 기계는 흉내 낼 수 없는 작가의 개성과 손맛, 그리고 철학이 담겨있어요.?저는 그것을 ‘얼’이 담겨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그리고 소비자 한명을 위한 하나의 작업은 소비 이상의 위안을 주는 것 같아요.? 이처럼 모든 창작이 단편화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핸드메이드 시장은 무궁무진 할거라 생각해요.
핸드메이드 작품을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핸드메이드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볼 때 이걸 어떻게 만드는지를 생각하면 카피가 되는데, 왜 만드는지를 생각하면 만든 이의 주관적인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좋은 건 무조건 따라하는 게 아니라 왜 만들었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그러면 나는 이런 걸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즉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열심히 꿈을 찾고 있는 20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세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두 번째로 성공은 돈이 아니에요. 제가 슬럼프를 겪으며 깨달았던 바와 같이 타인의 시선에서 증명할 수 있는 성공만이 진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손해는 보되, 피해는 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인간관계에서 물질, 시간, 감정적인 손해는 필연적이에요. 작은 손해에는 웃어넘기는 태도도 필요한 것 같아요. 다만 손해가 쌓이면 어느 순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현명한 대처법을 찾아야 해요.
저는 아직 대단한 사람도, 멋진 능력의 소유자도 아니지만 현재 많은 것을 배우고 성찰하며 성장하고 있어요. 제가 오늘 전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과 위안이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