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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연초부터 리플과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들의 약진 덕에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규모가 7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에 이은 2위 암호화폐로 성장한 리플(XRP)이 연초부터 상승세를 재연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3달러선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4000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4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리플 가격은 이날 오전 8시46분 현재 3758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3942원까지 상승하며 4000원선 직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24시간만에 25% 이상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달러 거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도 리플 가격은 29%나 뛰면서 3.2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달러를 넘었다. 이 덕에 리플 시가총액도 1227억달러를 기록하며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시가총액인 2510억달러를 절반 가까운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리플은 최근 12개월간 무려 4만9500%에 이르는 급등세를 보였고 지난 한 주간에만 160% 이상 상승하며 최대 알트코인(Altcoin)으로 등극했다.
최근 비트코인을 대체할 만한 알트코인이 약진하는 가운데 특별히 리플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이미 참여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 은행간 거래 및 지불시스템에 최적화한 코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거래속도도 1초에 7만건에 이르러 금융권 거래에 활용되기 용이하다. 지난해 11월말 스탠다드차타드와 액시스뱅크가 리플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국경간 지급결제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고 2주전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미국과 유럽에서 산탄데르은행과 함께 리플을 활용한 해외 송금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내 61곳 은행들도 리플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조정기에 오히려 리플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단기 시세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캐나다왕립은행(RBC)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10조달러 규모의 생태계로 확대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RBC의 미치 스티브 애널리스트는 이날 “아직까지는 암호화폐가 많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기술 업데이트를 통해 방대한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단기적으로 송금이나 특허서비스 부문에서 블록체인이 가지는 탈(脫)집중화가 가장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