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시민은 없고 이벤트만"

서울시 11~13일까지 스노보드 월드컵대회 개최
광화문광장 "서울시 홍보수단 전락" 비난
주요 행사시간 1개 차로 폐쇄..추가 통제도 고려
  • 등록 2009-12-09 오전 9:20:29

    수정 2009-12-09 오전 9:20:29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 경기가 개최된다. 이를 두고 광화문 광장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과 시민을 위한 광장이 서울시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2009~2010 시즌 스노보드 빅에어(Big Air) 월드컵경기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11일에는 스키점프와 스노보드 갈라쇼 등 이벤트 대회가 열리고 12일부터 13일까지 스노보드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사라 루이스 FIS 사무총장 등 국내외 선수 및 임원 1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뒤편 플라워 카펫이 있던 자리에 높이 34m, 길이 100m의 점프대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번 행사를 개최키로 한 데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 광장을 알리기 위해서다.

13일 월드컵 예선전과 결승 경기는 일본 후지TV, 미국 ESPN 스타 스포츠, 유로스포츠 등 국내외 10개 방송사가 참여해 세계 각국에 방송할 예정이다.
 
강철원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런던 등 세계 유명 도시들이 도시 홍보에 활용하고자 이 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며 "세종문화회관 옥상에서 대회를 중계하기 때문에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북한산 등 서울의 명물을 널리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들어간 예산은 총 17억원. 서울시가 5억원을, 행사 참여 기업들이 12억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시민을 위한 공간이 서울시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지적은 앞서 지난달 29일 TV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을 위해 5개 차로를 무려 12시간이나 통제,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을 때도 제기된 바 있다.

이번 행사 역시 방송 중계차를 위해 주요 행사 시간에는 광화문광장 1개 차로가 폐쇄된다. 또 관람인원이 늘어나면 광화문광장 차로를 추가로 폐쇄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보여주기식 행사에 세금을 펑펑 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 김모씨(39)는 "수억원을 들여 플라워카펫을 만든 후 몇 달 안돼 철거하더니 불과 3일간의 경기를 위해 수억원의 세금을 쓰는 것을 납득할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해외홍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수억원을 들여 이 같은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빅 에어` 경기 후에는 다시 11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스케이트장이 건설돼 21일 개장한다.

한편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내년에 시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3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광화문 광장 운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지난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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