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아파트 인기도 부산·대전 ↑ 대구·광주 ↓

지하철 이용객 수 따라 명암 대구·광주는 노선 짧기 때문
  • 등록 2006-11-28 오전 9:37:22

    수정 2006-11-28 오전 9:37:22

[조선일보 제공]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역세권 단지는 단연 인기다. 비 역세권 단지에 비해 매매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물론 불황에도 하락세를 보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지방에서도 역세권 단지들의 선호도가 높을까? 2005년 11월 18일부터 2006년 11월 22일까지 1년간 지방광역시 아파트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광역시별로 역세권 단지의 선호도가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광역시는 전체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0.2% 인데 반해 역세권 단지들은 0.48%, 대전도 전체 0.6% 상승한 반면 역세권 단지들은 2.84% 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대전에서는 역세권 단지들의 매매가 상승률이 전체 아파트 상승률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대구광역시는 전체 6.03% 상승한 반면 역세권은 5.79% 올랐다. 광주광역시는 4.97%, 2.02% 각각 상승해 역세권 단지들의 상승률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지하철 노선은 54.2㎞로 5대 광역시 중 가장 길어 시내 전역으로 진입이 편리해 시민들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부산시내의 교통체증과 비싼 통행료도 한 원인이다.

부산 진구 서면로타리를 비롯해 시내 교내체증과 광한대교와 구덕 터널, 황령 터널 등 유로도로가 많아 자가용이용에 부담을 느껴 지하철 이용이 쉬운 역세권 단지들의 선호도가 높다.

부산 역세권 단지 중에서도 해운대구 재송동 더센텀파크1, 2 차는 조사기간 동안 26.0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을 걸어서 10분이면 이용 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부산시내에서는 인기가 가장 높다.

대전은 이유가 조금 다르다. 대전 지하철 1호선은 2006년 3월 개통해 다른 지역에 비해 그 시기가 가장 늦다. 주거환경이 좋기 때문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철역이 생겨났다. 대전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정부청사역을 이용하는 서구 둔산동 역세권 단지는 1년 동안 10.88% 상승했으며, 월드컵 경기장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인 유성구 노은동 역세권 단지는 3.17% 올라 대전 전체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대구와 광주의 역세권 단지들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1호선은 전 구간이 50분, 광주 1호선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노선 길이가 짧아 시내 곳곳을 지하철로 이동하기가 오히려 불편하다. 광역시 규모가 작아 버스와 자가용만으로도 이동이 자유롭다. 버스노선이 급행, 순환, 지선 등 잘 발달돼 시민들은 버스를 지하철보다 선호하고 있어 역세권 단지 수요자가 많지 않다. 또 대구는 수성구와 달서구, 광주는 동구와 서구를 제외하고는 역세권 단지가 많지 않은 것도 지하철 개통이 아파트 값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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