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중 추돌’ 운전 제지하자 “안 나간다 닫아”…또 오토바이 ‘쾅’

강남 8중 추돌 운전자, 차 문 열고 제지에도
“안 나간다 닫아라” 하더니 오토바이 추돌
  • 등록 2024-11-06 오전 6:27:17

    수정 2024-11-06 오전 6:27:1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8중 추돌 사고를 낸 20대 무면허 운전자가 당시 차 문을 열고 운전하지 못하도록 제지하는 시민을 향해 “문을 닫으라”며 버티다 다시 오토바이 운전자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8중 추돌사고를 낸 김 씨를 제지하는 목격자의 모습. (사진=뉴스1 TV 캡처)
5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 출동 전 도로에 뛰어들어 운전자 김모씨(20대·여)를 직접 제지한 20대 남성 A씨는 당시 운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려다 사고를 목격했다.

김 씨는 뉴스1에 “(운전자 김 씨에) 빨리 나오라고 손짓도 하고 말도 했는데 계속 누군가한테 전화하면서 문을 닫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가 차 문을 열고 제지했으나 김 씨는 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가 인도로 잠시 나온 사이 김 씨는 갑자기 후진하더니 오토바이 운전자를 또 추돌했다.

A씨는 “(김 씨가 차량을 추돌한 뒤) 김 씨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나무를 박길래 멈추려고 다가갔는데 (원래) 앞뒤 문이 모두 잠겨있었다”며 “누구한테 계속 전화하면서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가려고 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씨와 통화를 하던 사람은 김 씨의 어머니로 추정되고 있다. 4일 김 씨가 사고 직후 어머니에 전화를 걸어 “엄마, 차 박았어. 어떡해 엄마? 어떡해. 어떡해”라고 말하는 녹취가 공개된 바 있기 때문.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당시 김 씨의 어머니는 “건드리지 말고 시동을 끄라”라고 했지만 김 씨는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 사람 쳤다”고 답했다.

A씨는 “술 냄새는 안 났지만 정상적인 분은 아니신 것 같았다”며 “약물이든 무언가를 좀 하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씨는 2일 오후 1시쯤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유아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나기도 했다. 이후 오후 1시 39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사거리 강남역 방향 테헤란로에서 8중 추돌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9명이 부상을 입었고, 총 11명의 부상자를 냈다.

김 씨는 사고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됐다.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간이시험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운전학원에서 운전을 배운 적은 있으나 면허 취득 이력은 없었으며 무면허 상태에서 “택시 타”라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약물 운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김 씨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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