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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3일(현지시간) ‘러몬도는 더 많은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미국의 뿌리 깊은 딜레마를 노출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세계 초강대국이 편집증적인 망상(paranoid delusions)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심각한 불안 상태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앞서 지난 2일 레이건 국방 포럼에 참석해 “중국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고 큰 위협”이라고 지목하며 중국이 국가 안보에 핵심인 반도체와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GT는 러몬도 장관을 두고 “미·중간 상업적 관계가 국가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믿기에 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며 “(국방 포럼) 발언에서는 끊임없이 ‘국가 안보’를 언급하며 모순됐다”고 비판했다.
러몬도 장관의 발언은 결국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양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GT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지속 강화하면서 자국 기업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작은 마당과 높은 울타리를 만들고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구하는 것은 끝없는 비용과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의 발언과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최근 모순적인 미·중 관계를 나타내는 대표 사례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정상회담을 열고 탈동조화를 추구하지 않기로 했지만 여전히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분야에서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