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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식별장치를 붙이면 제조원가가 늘어 또 담배값을 올리는 거 아닌가요”(흡연자 커뮤니티)
정부가 담배 유통추적시스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담배업계와 흡연자들이 제기한 의문이다. 시스템 구축·운영 비용은 물론 제조원가도 추가되는데 과연 그럴 만큼의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냐는 것이다.
담배 유통추적시스템은 담배에 고유식별장치를 부착해 담배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밀수담배·가짜담배의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비용이다. 우선 시스템 구축비용이 든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담배유통추적관리시스템 구축에 따른 유지보수비용과 관리 운영 위탁 경비로 5년간 159억 1000만원 들 것으로 분석했다.
1갑당 10원의 부착비용 발생한다고 가정할때. 담배업계 전체적으로 부착비용과 초기준수비용만 5년간 연평균 약 361억2000만원 소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비용 추산을 합하면 시스템 도입시 5년간 500억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담배 유통추적시스템 도입이 처음 논의된 것이 2015년이라 부착비용은 2014년 기준, 시스템 구축 운영비용도 2016년 기준이다. 현재는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담배 유통추적시스템의 시스템 구축·운영비는 물론 세금으로 충당하게 되고, 담배갑에 붙이는 고유추적장치 비용은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한다. 그러다보니 이 시스템 때문에 담배값이 또 인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가 담배값을 조율한다고는 제조원가의 상승이기 때문에 담배값 인상 우려가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불법거래 비중이 높은 마카오 (55.8%), 홍콩 (28.6%), 인도네시아 (7%), 대만 (6.2%)에 비해 낮아 유통 추적의 필요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유통추적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니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조폐공사의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한 정책 추진이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 시스템에 조폐공사의 위변조 이력추적 기술이 접목되기 때문이다. 조폐공사는 화폐발행 줄어들어 다른 수익사업이 필요하고 그 대상이 고유식별장치를 부착하는 담배가 됐다고 보는 시각이다.
목적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비용대비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분석대로라면 담배유통추적시스템 도입 효과를 설득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이해당사자간 제도 도입 필요성이나 비용의 적정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도입한다면 의혹은 커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