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브랜드가 불참 선언을 하는 등 개막 전까지 논란이 많았던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지만 세계 5대 모터쇼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세계 39개국에서 총 1,100여 업체가 참가해 월드 프리미어 228종을 비롯한 300여 종이 전시되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큰 영향을 남긴 디젤게이트의 여파는 물론이고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디젤 관련 담합 이슈로 골머리를 앓던 유럽의 주요 브랜드들은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차에 집중하며 보다 발전적이고 밝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BMW 그리고 폭스바겐 그룹 등 최근 디젤 모델에 열을 올리던 독일 브랜드들은 디젤을 잊은 듯한 모습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전기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양하고 풍부한 전기차 라인업 구축을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 전날 진행된 ‘벤츠 미디어 나이트’ 행사를 가지고 2017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 라인업에 하이드리드 차량을 포함해 전기차 모델을 최소 하나씩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는 향후 5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브랜드의 방향성에 있어 디젤을 배제하고 가솔린 및 전기차 중심으로 구성할 것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전기차 개발 생산을 위해 “향후 1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디터 제체 회장의 발표에 맞춰 메르데세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를 품은 콤팩트 모델, ‘A클래스 EQ’을 시작으로 충전식 수소연료전지 크로스오버 모델인 ’GLC F-CELL EQ 파워‘을 선보였다. 여기에 미래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2인승 완전자율주행차인 ’스마트 비전 EQ 포투 컨셉’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고성능 디젤 모델 등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BMW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은 미디어 세션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하이브리드/전기차) 25 종의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25 종의 차량 중 12종이 순수 전기차로 개발될 것”이라고 “2025년까지 전기 동력을 갖춘 25개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 중 12개 모델은 순수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이내믹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BMW i 비전 다이내믹스는 1회 충전으로 최고 6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20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단 4.0초만에 도달하는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갖췄다.
메르세데스-벤츠 나이트처럼 폭스바겐 역시 개막 전날 폭스바겐 그룹 나이트를 열고 전기차 추진 전략인 ‘로드맵 E’를 발표했다. 로드맵 E는 폭스바겐이 제시하는 포괄적인 브랜드 전략으로 오는 2030년, 전 모델의 전기화를 달성하는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
독일의 주요 기업들이 전기차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지만 지금까지 브랜드를 지켜오던 내연기관의 직접적인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완성도를 높여 온 내연기관 차량들이 전기차로 체제를 전환하는 브랜드들의 ‘자금 확보를 위해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각 브랜드들의 임원들도 동의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디터 제체 회장 역시 “자동차 업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디젤 차량이 가솔린 차량보다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디젤을 개선하는 게 금지하는 것 보단 낫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메르세데스-벤츠는 더욱 깨끗하고 우수한 디젤 엔진 개발을 위해 3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마티아스 뮐러 회장은 “폭스바겐 그룹은 디젤게이트 등의 사태로 많은 교훈과 메시지를 얻었다”고 밝히며 “앞으로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