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90 D4 시승기 - 합리적이고 보다 완벽에 가까운 세단의 등장

  • 등록 2017-03-13 오전 8:09:09

    수정 2017-03-13 오전 8:09:09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볼보가 합리적인 가격과 출력, 효율을 갖춘 S90 D4 모델을 선보였다. 볼보 S90 D4는 기존에 판매되던 S90 D5, T5 AWD 모델 보다 낮은 출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효율을 앞세웠다. 볼보는 S90의 엔트리 모델인 S90 D4의 투입을 통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볼보 그리고 볼보 S90의 성장에 가속을 더하겠다는 의지다.

5,990만원부터 시작하며 볼보 90 시리즈의 가치를 전달하는 S90 D4는 크로스오버 모델인 XC90와 곧 출시를 앞둔 크로스컨트리(V90 CC) 그리고 V90 등 뉴 90 시리즈와 함께 지금까지 이뤄온 성장을 보다 담백하고 간결하게 전달해야 한다.

과연 엔트리 모델, 볼보 S90 D4의 가치는 어떨까?

볼보의 새로운 플랫폼인 SPA를 통해 개발된 볼보 S90은 기존의 플래그십이라 할 수 있는 S80보다 전장이 100mm 가량 긴 4,963mm에 이르는 긴 차체를 자랑한다. 여기에 1,879mm의 전폭과 1,443mm의 낮은 전고는 웅장하면서도 다이내믹한 감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2,941mm에 이르는 긴 휠 베이스는 쾌적한 실내 공간을 예고한다. 한편 S90 D4의 공차중량은 1,795kg으로 S90 T5보다 살짝 무겁다.

볼보, 대담한 역동성을 더하다

볼보 S90의 디자인은 지난 2013년 공개된 ‘콘셉 쿠페’에서 시작한다. 많은 기대 속에서 등장한 ‘콘셉 쿠페’는 고급스러운 실루엣을 자아내는 직선과 극단적인 프로포션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틱한 균형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볼보 고유의 시그니처 라이팅이라 할 수 있는 ‘토르의 망치’을 품은 헤드라이트 그리고 보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에 대한 방향성이 담겼다.

이러한 디자인 기조를 이어 받은 S90의 모습은 콘셉 쿠페와 대담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이다. 세로형 가니시가 더해진 프론트 그릴과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언 마크는 보다 섬세하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며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새로운 시그니처 라이팅 헤드라이트, 섬세하고 당당한 실루엣의 전면 범퍼 낮은 무게 중심과 당당함을 과감히 드러내 볼보의 변신을 강조했다.

측면에서는 전륜 구동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오버행을 앞세워 마치 후륜 구동 세단처럼 보이는 드라마틱한 프로포션이 돋보인다. 특히 길게 뻗은 보닛 라인과 전면부터 후면까지 길게 이어지는 캐릭터, 숄더 라인 등도 간결하면서도 대담해 볼보 고유의 정체성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10-스포크 알루미늄 휠 역시 ‘담담한 프리미엄 세단의 여유’가 돋보인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약간 상이한 편이다. 기본적으로는 직선의 구성을 통해 안정적이고 우수한 균형감을 제시하지만 ‘ㄷ’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보는 이에 따라 그 평가가 갈린다. 개인적으로는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변화를 품은 S90에 비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으로 판단된다.

고급스러운 스웨덴의 휴식 공간

드라마틱한 외관이 돋보이는 외관 디자인에 걸맞게 S90의 실내 공간은 보다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꾸며졌다. 어쩌면 이번 S90의 실내 공간 하나만으로도 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자신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실제 S90의 실내 공간에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자연 고유의 느낌이 돋보이는 우드 패널 그리고 금속 특유의 재질이 돋보이는 패널이 더해졌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실내 공간에 우드패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볼보 90 시리즈의 디자인은 다소 달랐다. 실내 공간, 특히 대시보드에 우드패널을 넓게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죽, 금속 패널과 어우러지며 그 시각적인 만족감이 무척 높았다. S90 출시에 볼보가 자신했던 ‘스웨디시 프리미엄’을 보다 명확히 확신할 수 있었다.

고급스러운 자재 사이에 운전자를 중심으로 살짝 기울인 센터페시아는 세로로 긴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뛰어난 터치감과 해상도로 사용자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곡선이 도드라진 스티어링 휠과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 계기판 그리고 그 수를 최소로 제한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제작된 버튼과 다이얼을 실내에 배치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볼보 S90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면 역시 실내 공간에 있는 것 같다. 감히 동급 최고 수준이라 말할 수 있는 1열 시트는 최적의 시트 포지션과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게 한다. 차량의 전고가 제법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낮은 시트 포지션으로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을 제공한다. 또 트림에 따라 마사지 기능이 더해져 주행 중의 쾌적함에 힘을 더한다.

2열 공간 역시 무척 만족감이 높다. 긴 휠 베이스를 바탕으로 기본적으로 여유로운 공간을 선사하며 탑승자의 체형을 편안하게 해주는 시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넉넉한 레그 룸과 헤드 룸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대형 세단 시장에서 볼보가 지향하는 ‘스웨디시 프리미엄’의 여유를 강조한다.

한편 더 뉴 S90의 트렁크 적재 공간은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인 500L에 이르는데 트렁크 입구의 크기도 만족스러운 편이며, 트렁크 공간의 깊이나 높이는 짧게 느껴지지만 적재 공간 자체가 무척 길기 때문에 출중한 적재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2열 시트의 폴딩 기능을 통해 상황에 따라 넉넉한 적재 공간을 연출할 수 있어 만족감이 상당하다.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춘 D4 파워트레인

볼보 S90 D4의 보닛 아래에는 볼보가 새롭게 개발한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가 적용된 D4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향후 90 시리즈는 물론 볼보의 다양한 신형 모델에 적용될 D4(직렬 4기통 2.0L 터보) 디젤 엔진은 4,250RPM에서 190마력을 내며 1,750~2,500RPM에서 40.8kg.m의 토크를 낸다. 프리미엄 디젤 세단의 대표적 모델인 BMW 520d와 비슷한 구성이다.

D4 엔진은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거쳐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여 볼보 S90 D4는 리터 당 14.0km의 공인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도심 12.2km/L 고속 17.0km/L) 이를 통해 볼보 S90 D4는 정지 상태부터 시속 100km까지 8.2초의 시간을 필요로 하며 최고 속도는 230km/h에 이른다.

적정선을 말하는 이상적 디젤 세단

볼보 S90 D4의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곧바로 시트에 몸을 맡겼다. 이상적인 시트 포지션, 안락한 착좌감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요소다.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을 살피며 나파 가죽, 메탈 패널에 감탄하게 됐다. 원래부터 차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볼보가 멋을 더하면서 드러나는 고급스러운 감성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독특한 엔진 스타트 다이얼을 돌려 시동을 걸면 정숙함이 전해진다. 디젤 고유의 진동이나 소음이 전해지긴 하지만 거슬리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고급스러운 감성을 한껏 감상하며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디젤 특유의 높은 토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최대한 부드럽게 다듬는 모습이다. 저항감이나 기계적인 둔탁함을 최대한 억제한 덕에 고급스러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전의 볼보가 그랬던 것처럼 가속 상황에서의 불필요한 소리를 실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다듬어 내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물론 190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려 달릴 때에도 무척 만족스럽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설정할 때에는 살짝 긴장된 듯한 차량의 반응을 바탕으로 두터운 토크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매서운 가속력이라 할 수는 없지만 풍부한 토크를 덕에 지친 기색 없이 꾸준히 가속하며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엔진은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의 현명함을 거쳐 더욱 빛을 발한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불필요한 변속이 없도록 깔끔함을 앞세웠다. 로직적인 부분에서도 만족스럽지만 기본적인 변속은 빠르면서도 변속 제어 기술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듯 변속의 충격을 최소로 줄여냈다. 덕분에 프리미엄 세단이 추구하는 ‘여유로움’이 더욱 부각된다.

대신 과감함을 원할 때는 주저 없이 기계적인 감성을 드러낸다. 스티어링 휠에 패들 쉬프트가 없기 때문에 기어 레버를 조작하게 되는데 변속 순간, 혹은 RPM을 한껏 사용할 때 느껴지는 기계적이면서도 제법 와일드한 연출이 페달에 닿은 발과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를 쥔 손 끝으로 전해진다.

주행 전반적으로는 하드웨어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한 여유가 돋보인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강성이 돋보이는 섀시, 안정적인 제동력을 선사하는 브레이크 시스템, 흠 잡을 데 없는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그리고 포용력이 돋보이는 서스펜션이 조화를 이루며 시종일관 완성도 높은 주행을 선사한다.

특히 제동 상황에서는 우수하면서도 부드럽게 전개되는 제동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신뢰도 높은 제공을 가능하며 조향의 경우에는 기계적인 일체감과 기민한 반응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정교한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조향은 끈적하거나 기민, 혹은 감각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노면의 정보를 매끄럽게 전하는 ‘볼보 특유의 기계적 감성’이 느껴져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멀티 링크에 리프 스프링을 연결한 독특한 구조를 적용하여 서스펜션의 패키징은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움직임과 깊은 한계를 자랑한다. 덕분에 일상 속에서는 어느 정도의 롤링과 피칭을 허용하며 안락함을 느낄 수 있고, 주행 템포를 높였을 때에는 안정적인 주행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드라이빙을 뒷받침하는 여유를 선사한다.

좋은 점: 프리미엄 세단의 존재감 그리고 뛰어난 출력, 효율을 놓치지 않는 파워트레인

안좋은 점: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합리적이고 보다 완벽에 가까운 세단

볼보 S90 D4는 유수의 프리미엄 디젤 세단이 넘치는 현재, 감히 가장 이상적인 프리미엄 디젤 세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다.

당당함이 돋보이는 디자인, 여유로움과 고급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실내 공간 그리고 드라이빙과 효율성을 모두 잡은 파워트레인의 구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5,9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볼보 S90 D4는 프리미엄 디젤 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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