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모터스 콜쿱 LS3 V8 시승기 - ‘이래서 LS 엔진을 선택하는구나’

  • 등록 2017-01-07 오후 1:19:06

    수정 2017-01-07 오후 1:19:06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국내 아마추어 모터스포츠 및 드리프트 무대에서 활약하는 영 모터스의 대대적인 프로젝트가 끝났다. 영 모터스는 오랜 시간 동안 제네시스 쿠페 RS380의 엔진을 비우고 그 자리에 GM 그룹을 대표하는 LS3 V8 6.2L 스몰블록 엔진을 장착했다. 그 동안 LS1, LS2 등의 스왑 튜닝은 있었지만 LS3는 이번이 최초다.

LS3 엔진을 품고 ‘콜쿱 LS3 V8(CorrCoupe LS3 V8)으로 새롭게 태어난 노란색 차체의 쿠페에 올랐다. 과연 LS3 엔진을 품은 이 ‘콜쿱 LS3 V8’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많은 기대를 품고 시동을 걸었다.

영 모터스 콜쿱 LS3 V8

콜쿱 LS3 V8은 육안으로만 본다면 특별히 튜닝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순정의 제네시스 쿠페 RS380 고유의 이미지를 유지한 외관을 보고 있자면 ‘적당히 멋을 부린’ 제네시스 쿠페라는 생각 외에는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외관을 살펴보면 구형 제네시스 쿠페를 신형으로 변경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구형의 전면 디자인이 워낙 ‘울상’이라는 평이 있었기 때문에 신형으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후면 역시 신형 제네시스 쿠페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유닛을 장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확실히 구형보다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세련된 모습이다.

신형 제네시스 쿠페로 외관을 변한 것 외에는 외관의 변화는 크지 않다. 굳이 고른다면 영 모터스와 라고 디자인의 데칼이고 가장 확실한 변화점은 카본 파이버로 제작된 거대한 리어 윙 스포일러의 장착이 될 것이다.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나 볼법한 크기지만 이 리어 윙 스포일러도 법의 규제 안에서 장착되었다.

공존을 위한 실내 공간

콜쿱 LS3 V8의 핵심은 바로 ‘트랙과 드리프트 그리고 공공도로 주행의 공존’에 있다. 이러한 콘셉을 반영한 실내 공간은 ‘현실적’이며 ‘필요한 것’만 튜닝되어 있는 모습이다. 구형 제네시스 쿠페 고유의 센터페시아는 둔해보이지만 브로스의 데이터 로깅 시스템에 호흡을 맞추는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모모의 스티어링 휠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브레이드의 조절식 버킷 시트와 안전 관련 이슈로 논란이 많지만 모터스포츠에서는 확실한 신뢰를 가진 타카타 4점식 시트 벨트가 장착됐다. 또 2열 공간에는 룩손에서 제작된 제네시스 쿠페 용 롤 케이지가 적용되었는데 이 역시 관련 법규를 지키기 위해 2열 공간에만 롤 케이지가 설치된 것이다.

한편 센터페시아 옆쪽에는 수동 변속기의 기어 노브와 함께 노란색 레버가 보이는데 이는 D1 팩토리에서 제작한 드리프트 전용 유압식 사이드 브레이크 레버다. 차체 도색과 같이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참고로 노란색은 영 모터스의 대표 생각이니 ‘영 모터스’ 고유의 브랜딩이 적용된 것이다.

보다 확실한 방법, LS3

콜쿱 LS3 V8의 보닛 아래에는 쉐보레 콜벳 C6 등에 적용되는 LS3 V8 6.2L 스목블록 엔진을 장착했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 쿠페 LS3 6.2는 5,900RPm에서 최고 출력 430마력과 4,600RPM에서 58.7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참고로 이 엔진은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최고 클래스 ‘SK ZIC 6000 클래스’의 스톡카에 사용된 것과 같은 것이다.

LS3 엔진의 경우 약간의 세팅 변경만으로도 출력이 상승하는 엔진이지만 영 모터스는 쉐보레에서 제시하는 콜벳 C6 OEM ECU를 적용했다. LS3 V8 6.2L 스몰블록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변속기는 콜벳 C6의 순정 변속기인 트레맥(Tremec)의 TR-6060 수동 6단 변속기를 장착해 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LS3 엔진의 마력

시트에 앉아 드라이빙 포지션을 조절해보니 기본 모델인 제네시스 쿠페의 체격이 무척 크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실제 제네시스 쿠페는 ‘너무 크다’라는 아쉬움을 자아내는 차량인데, 버킷 시트가 장착된 차량에 앉아보니 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의 거리와 시트 위치를 정리한 후 클러치를 밟고 시동을 걸었다. 우렁찬 V8 사운드, 그리고 낮게 퍼지는 진동이 심장을 두드렸다.

엑셀레이터 페달에 따라 부드럽게 반응하는 RPM과 심장을 압박하는 듯한 중저음의 울림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느낄 수 없는 자연흡기 엔진만의 선물일 것이다. 노면 상태를 확인한 후 클러치를 떼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았다. 우렁찬 사운드와 함께 RPM은 치솟고 재빨리 변속을 이어가며 속도를 끌어 올렸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를 오가는 오른손은 단순히 스티어링 휠을 쥐는 ‘임무’에 그치지 않았다. 앞으로 튀어나간 콜쿱 LS3 V8은 발진과 함께 차체가 좌우로 휘청거린다. 차가운 기온, 노면 때문에 강력한 토크로 인해 토크 스티어가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아직 데워지지 않은 한국타이어 R-S3(후륜: 285/35ZR 18)로는 콜쿱 LS3 V8의 출력을 견디기 어려운 모습이다.

강력한 출력에 좌우로 흔들리는 차체를 안정시키면 매서울 정도로 빠르게 가속하는 콜쿱 LS3 V8을 확인할 수 있다. 서킷이 아닌 만큼 출력의 100%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말 그대로 ‘제한 없는 가속’이 가능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상승하는 RPM에 따라 심장을 두드리는 V8 사운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일 것이다.

콜벳의 순정 6단 변속기는 명확하기 보다는 다루기 편한 느낌이다. 넉넉한 출력을 갖춘 만큼 기본적으로 1,500RPM만 확보된다면 다음 단으로 변속할 수 있어 일상 주행에서도 편히 다룰 수 있는다. 물론 조금 더 하드하고 직관적인 세팅을 추구할 수도 있겠으나 튜닝 콘셉인 ‘트랙, 드리프트와 온로드의 공존’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제네시스 쿠페에 충실한 콜쿱 LS3 V8의 움직임

영 모터스에게 전달 받은 튜닝 내역을 살펴보면 ‘기본기에 집중한’ 모습이다. 대배기량의 엔진을 위해 K&N 100 에어필터와 커스텀 흡기 시스템과 페로도(Ferodo)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를 장착한 브렘보(Brembo) 브레이크 시스템, HSD의 15단 조절식 쇼버, 토메이(Tomei)사의 2웨이 LSD는 과격하기 보다는 ‘출력에 적당한 느낌’이다. 이외에도 출력에 걸맞은 강성을 위해 스태빌라이저를 강화하고 리어 로우 컨트롤 암과 리어 디퍼런셜 마운트 강화 작업 등이 포함되었다.

튜닝 내역에서 볼 수 있듯 차량의 움직임은 과도하게 연출되기 보다는 ‘후륜 쿠페’의 역동적인 감성과 ‘레이스카’가 아닌 일반 승용차의 경계에 서 있는 느낌이다. 사실 제네시스 쿠페의 경우 후륜 쿠페치고는 언더스티어의 성향이 강한 편인데 콜쿱 LS3 V8 역시 이러한 특성이 어느 정도 반영된 모습이다. 서킷에서는 오버스티어 성격이 더해지길 바라겠지만 강한 출력으로 인한 토크 스티어를 감안한다면 공도에서는 이 정도로 충분해 보였다.

출력에 대한 감흥을 잠시 내려 놓고 차량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감각이나 손으로 전해지는 감각은 명확하진 않다. 이는 섀시 강성이 다소 빈약한 제네시스 쿠페 고유의 문제점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적 허용 범위를 넘는 튜닝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실제로 HSD의 조절식 쇼버는 기본적으로 범용성이 넉넉한 서스펜션이지만 출력이나 주행 성향 때문에 확실히 하드한 셋업과 빠른 리바운드에 집중했다. 이런 세팅은 콜쿱 LS3 V8의 성향에는 합당한 모습이지만 다시 한 번 허약한 섀시에 발목이 잡힌다. 이번 시승기에서 콜쿱 LS3 V8의 움직임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은 것이 바로 이 섀시 때문이다. 섀시가 조금 더 보강된다면 차량 전반에 걸쳐 만족도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생각된다.

덧붙여 브레이크 시스템 또한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차량 자체가 워낙 강력한 출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더욱 강한 제동력이 필요해 보였다. 콜쿱 LS3 V8를 구성하는 주요 튜닝 내역에서 가장 빈약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상 주행에서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출력의 100%를 활용하는 서킷 주행에서는 위험성이 예측됐다. 개인적으로 프론트의 디스크 크기를 조금 더 키우고 제동력이 더욱 우수한 캘리퍼와 패드의 사용이 더해지길 바란다.

최초의 LS3 프로젝트의 미래를 기대한다

영 모터스의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LS3 스왑 프로젝트’다. 그 동안 국내의 많은 튜너들이 LS1 엔진과 LS2 엔진을 스왑한 경력은 있었으나 LS3 엔진 스왑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만큼 국내 튜닝 및 모터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기자 역시 프로젝트 초기부터 영 모터스와 꾸준한 연락을 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주고 받았다.

영 모터스는 이번 콜쿱 LS3 V8 프로젝트에 ‘튜닝의 합법성’과 ‘합리적 투자’ 그리고 트랙과 온로드를 오갈 수 있는 ‘범용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콜쿱의 모든 튜닝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고 구조 변경까지 모두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콜쿱 LS3 V8 프로젝트는 아직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앞서 말했던 ‘단점’에 대한 개선 작업이 남아 있는 것이다. 먼저 엔진 튜닝이 있다. 최근 430마력이라는 출력은 V6 3.0L 터보 엔진으로도 구현할 수 있는 출력이기 때문에 향후 출력 상승을 위한 튜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S3 엔진은 약간의 튜닝만으로도 출력이 대폭 상승되는 엔진인데 오죽하면 ‘분해했다 재조립만 해도 출력이 오른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니 앞으로의 출력 상승을 기대해본다.

이와 함께 섀시 및 브레이크 시스템 등에 추가적인 튜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 모터스 측에서도 콜쿱 LS3 V8의 섀시 강성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출력을 감당하기에는 ‘여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향후 관련 부분의 튜닝이 진행된다면 콜콥 LS3 V8의 주행 성능은 더욱 빛이 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점: 모든 단점을 상쇄시키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LS3의 매력

안좋은 점: 빈약한 섀시, 출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브레이크

스톡카 레이스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알다

시승을 끝낸 후 생각을 정리했다. 비교할 수 있는 차량이 마땅치 않았다. 그 순간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 것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SK ZIC6000 클래스에 사용되는 스톡카’였다. 엔진 외에도 다소 아쉬운 섀시, 후륜 구동 등이 머리 속에 머물렀고 마침내 이 엔진만으로도 ‘스톡카를 타는 이유’ 그리고 ‘스톡카 레이스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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