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 스와프 협정' 이르면 연내 재발효

양국 재무장관, 1년 6개월만에 합의
유일호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한국이 먼저 제안"
  • 등록 2016-08-28 오후 12:54:20

    수정 2016-08-28 오후 6:52:04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1년 반 동안 중단됐던 한일 통화 스와프 협정이 이르면 연내 재개될 전망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두 나라 간 통화 스와프 협정을 재개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지난해 2월 만기가 만료된 통화 스와프를 1년 6개월 만에 다시 체결하기로 한 것이다. 한일 통화 스와프는 2001년 7월 협정 체결 이후 약 14년 동안 유지되다가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작년 초 중단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에 한일 통화 스와프 논의 재개를 먼저 제안한 것이 한국이라는 점이다. 스와프 재개는 애초 두 나라가 이번 회의 직전 주고받은 공식 의제에는 빠져 있었다. 그러나 한일 장관 양자 면담에서 유 부총리가 이 사안을 직접 언급하면서 ‘깜짝’ 합의로 이어졌다. 유 부총리는 “한국이 통화 스와프 논의를 제안했고 일본이 동의해 논의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통화 스와프는 여러 나라와 많이 할수록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으므로 정부는 계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통화 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것으로, 외화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중국·호주·아랍에미리트(UAE)·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5개국과 양자 간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이 참여하는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를 통한 다자 간 통화 교환 협정도 유지 중이다. 전체 스와프 협정 체결액은 1200억 달러 규모로, 외환 보유액(지난달 기준 3714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이른다.

기재부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피셔 부총재 등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 등도 고려했다”고 귀띔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심포지엄에서 “최근 몇 개월 동안 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높은 외환 보유고 등을 고려할 때 당장 한일 통화 스와프를 재개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만큼, 이번 결정을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뒤집어 말하면 이번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가 가뜩이나 차가워진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냉랭하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앞으로 기재부·한국은행·일본 재무성 등이 참여하는 실무회의에서 통화 스와프 규모와 계약 유효기간·스와프 방식·스와프 통화·인출 기간·금리 등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2월 종료된 통화 스와프의 경우 우리가 100억 달러를 받고 일본이 50억 달러를 받는 불균형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같은 금액을 주고받는 균형된 스와프를 새로 맺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 통화 스와프 재개까지는 3~4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르면 올해 중 협정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이번에 통화 맞교환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2010년 2월 종료된 한미 통화 스와프 재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 부총리도 앞서 올해 2월 27일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중국 상하이에서 머무르는 동안 “한미 통화 스와프는 다시 체결하는 게 맞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의미가 있다. 필요한 시점이 되면 (미국에)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 방향이 맞는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 여신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