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금리 뛰어도 美주택경기 낙관론 여전

대형銀 모기지금리 벌써 4%대..재융자 위축세
판매-가격 호조는 지속..은행들 사업확대 채비
  • 등록 2013-06-23 오후 3:51:36

    수정 2013-06-23 오후 3:51:3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QE) 규모 축소 발언 이후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미국 주택시장 낙관론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지표도 여전히 양호하고 모기지대출 은행들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집계한 전국 모기지 은행들의 30년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이번주초 3.93%까지 상승했다. 불과 한 달전인 지난달의 3.35%에 비해 0.60%포인트(60bp)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7개월전인 지난 11월에 모기지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3.31%를 기록했다. 이같은 모기지 금리 상승은 최근 1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다.

다만 이는 지방은행들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고 대부분 대형 모기지 은행들의 실제 금리는 4%를 넘은 지 오래다. 한 예로 미국 최대 모기지대출 취급은행 웰스파고는 지난주 4.13%였던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를 한 주만에 4.5%까지 높였다.

이에 따라 모기지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저금리로 갈아타는 모기지 재융자(리파이낸싱)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초까지도 76%에 이르렀던 전체 모기지 신청건수 가운데 재융자 비율은 지난주 68.7%까지 하락했다.

더글러스 던컨 프레디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추가로 더 뛴다면 재융자는 계속 둔화될 수 밖에 없다”며 “은행들의 모기지 사업매출은 올 하반기에 45% 정도 위축되고 내년에도 35%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경우 모기지 은행들도 모기지 승인 기준을 낮추고 모기지관련 인력과 비용을 줄이고 마진을 더 낮추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이런 충격속에서도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낙관론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전미주택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5월중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기존주택 판매가격도 15.4%나 급등해 거의 5년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주택가격은 여전히 지난 2006년 최고치에 비해 28% 낮은 수준이다. 반면 모기지 금리는 2006년 당시의 6.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라 상승한다고해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최근 주택가격 상승으로 지난 1분기중 미국 가계 자산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폴 윌런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사람들이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을 점친다면 은행 대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들은 아직도 대출할 수 있는 자금여력이 풍부한 만큼 어떤 식으로도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1000명의 모기지사업 관련 채용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앞으로도 이 쪽 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다.

BoA 관계자는 “모기지 금리가 뛰고 있지만 집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모기지 보험사들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대형 모기지대출에 대해서는 15~20% 정도 다운 페이먼트(대출시 선불로 지급하는 일시금)를 낮춰 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대출 감소 우려 때문이 아니라 경기 회복을 감안해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모기지 비교 검색업체 질로우 모기지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올들어 이용자가 570%나 급증했다. 에린 랜츠 이사는 ”앞으로 더 많은 은행들이 다운 페이먼트를 낮춰주는 경쟁을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대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비키 애덤스 웰스파고 대변인도 “여전히 모기지 재융자와 주택 구매 관련 사업에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가 뛰고 있는 만큼 주택 구매자들이 더 좋은 대출 조건과 더 경험많은 모기지 전문가를 찾게 될 것인 만큼 이에 맞춘 제품과 인력을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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